
코로나 발발 후 세계 경기가 요동칠 때 외국인과 기관들은 한국 시장에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간 외국인 투자자는 14조 9535억원, 기관 투자가는 12조 3748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이런 매도 영향이 없는 듯 높은 지수를 형성 중이다. 바로 국내 개인 투자자 때문이다.
지난 3월 19일 코스피지수는 종가 1457.64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1500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 일명 동학 개미들은 이후 6개월 간 코스피지수를 65.5% 급등시켰다. 지난 6개월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6조 986억원어치의 유가증권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까지 합칠 경우 우리나라 동학개미의 순매수 금액은 36조에 다다른다.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다. 단순히 월급 받고 차곡차곡 쌓아서는 잘 먹고 잘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고. 이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고, 사회도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경제적 여유를 가져다 줄 한방을 기다렸고, 코로나 위기가 자신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 기자의 지인들도 올해 투자를 많이 시작했다. 맛집, 여행 등 20대의 여성들이 흔히 나누던 대화 주제는 주식, 부동산으로 옮겨 갔다. 하루라도 빨리 개인의 자산을 투자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빚투(빚내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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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의 누적치로 지수 강세에 따르는 일종의 후행 지표다. 연초 신용융자 잔고가 10조원에도 못 미쳤던 것을 보면 굉장히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빚투’는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 기자는 지인의 지인이 대출을 통하여 억소리 나는 투자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 대출 투자 성공 스토리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투자는 기적을 바라지 말고 현실 문제로 다가가야 한다.
지난 21일 개최된 ‘한국금융 투자포럼’에서는 단순히 코로나 위기 속 요행을 좇는 투자 방식이 아닌, 다각적 분석을 통한 코로나 이후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주제로 투자 이야기를 다뤘다.
유익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그 중 몇가지 핵심을 꼽자면, ‘앞으로는 시장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진 다는 것’ , ‘거시적 관점에서의 자산배분 필요’ , ‘중장기 투자’ 다.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혼돈의 시기일수록 모험 보다는 기초가 중요하다. 계획적 자산배분 없이 빚을 이용한 단기적 접근은 코로나 시기를 넘어 개인 투자자의 경제 근본 자체를 흔들 수 있다.
포럼에서 첫 번째 주제발표를 했던 오건영 신한은행 IPS본부 부부장은 전 Fed 의장이었던 버냉키의 눈보라 비유를 언급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코로나 사태를 눈보라에 비유했는데, 코로나19 사태는 눈보라 같아서 눈보라가 몰아칠 때에는 어떤 활동도 할 수 없지만 눈보라가 사라진 이후에는 모두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눈보라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사태 속 개인의 안위가 아닌 모험을 추구하다 보면 눈보라가 끝난 후에도 깊은 상처로 인한 활동재개가 어려울 수 있다.
모두가 투자로 웃을 수는 없다. 최소한 동학 개미 운동 속 수 많은 개미 중 하나가 되지 않으려면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무리한 모험보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 안정 추구가 필요한 때이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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