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2(금)

금융지주-통신사 ‘합종연횡’…빅테크 견제구

기사입력 : 2020-08-31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우리-KT 전략적 맞손…마이데이터 최우선
하나-SKT·KB-LGU+도 디지털 동맹

금융지주-통신사 ‘합종연횡’…빅테크 견제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통신사와 합종연횡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과거보다 밀도가 높아진 금융과 통신 융합으로 네이버 등 빅테크(Big-Tech) 금융공습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합작법인으로 견고한 ‘혈맹’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19일 KT그룹과 ‘금융-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공동 마케팅부터 디지털 신사업 추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최우선으로 마이데이터(MyData) 사업 협업에 나섰다. 업권 별 유사한 서비스가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집중한다. 특히 두 그룹의 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작법인(조인트벤처) 같은 협력 방안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아울러 도입 예정인 마이페이먼트(My Payment)에 양사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KT그룹 자회사인 BC카드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 간 공동마케팅도 과제로 삼았다.

금융지주와 통신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처음은 아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6년 SK텔레콤과 합작해 ‘핀크(Finnq)’를 만들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씩 출자했다.

단순 제휴를 넘어 합작법인을 신설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주주로 참여한 가운데 핀크 유상증자가 이뤄져 지속적인 동맹을 보여주고 있다. 핀크는 대안적 신용평가로 ‘T스코어’를 활용하고 있다.

T스코어는 휴대폰 이용 정보를 통신점수로 산출해서 신용점수와 합산하는 방식으로 금융이력부족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고안됐다.

하나은행은 2019년 11월 SK텔레콤, SK텔링크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디지털금융 경쟁력,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미디어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술력, SK텔링크의 알뜰폰, 국제전화, 기업서비스 등 역량을 결합한 제휴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KB금융그룹은 LG유플러스 이동통신망을 빌려 직접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로 나선 경우다. KB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급여 또는 4대 연금 이체,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KB국민카드 결제 실적 등 금융거래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금융-통신 결합 서비스를 하고 있다. 리브엠은 MVNO 최초로 5G 요금제도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은 SK텔레콤과 협약을 기반으로 올해 7월 기업고객 맞춤형 모바일 플랫폼 ‘쏠비즈(SOL Biz)’를 출시했다.

신한은행 기업 전용 모바일앱과 SK텔레콤 소상공인 온라인 플랫폼을 연동했다. 또 양사는 신한은행 기업대출 신용평가 모형에 SK텔레콤이 보유한 비금융데이터를 결합해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고 있다.

최근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금융보안원에서 첫 사례로 신한카드와 SK텔레콤간 데이터 결합 등도 진행되고 있다. 카드사 보유 카드 이용정보와 통신사의 고객 기지국 접속 정보를 결합해 여행·관광 정보를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국내·외 빅테크 위협에 ‘협력모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은 친화적 인지도 및 막대한 이용자 기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해외 ‘빅테크 공룡’들이 정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경쟁구도는 격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빅테크의 금융진출에 대해 ‘동일기능-동일규제’가 필요하다는 금융업계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IT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금융은 신뢰도 높은 결제 내역이 있고 통신은 생활 패턴과 밀접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각 업권의 역량 있는 사업자들끼리 협력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업만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배기헌 금융결제원 금융결제연구소 책임연구역은 ‘핀테크·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 및 시사점’ 리포트에서 “향후 빅테크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필연적으로 기존 금융과 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 대면 업무와 B2B(기업간거래) 금융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정선은 기자기사 더보기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