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투자자에 대해 가입 규모별로 30~70%로 차등해 자금을 지원하는 긴급 유동성 공급 안건을 의결했다. 펀드 만기가 지난 고객 중 3억원 이하 가입자에는 원금의 70%, 10억원 미만에는 50%, 10억원 이상에는 40%를 지급한다.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 가운데 3억원 미만 가입자 비율이 77%에 달하는 점과 고객별 자금 사정 및 자산 현황 등을 고려한 결과다. 법인에 대해서도 개인과 같은 비율을 적용하되, 가입 규모가 10억원 이상인 법인의 경우 개인보다 유동성 여건이 나은 점을 감안해 원금의 30%만 지원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이사회는 지난 6월 25일 임시 회의를 시작으로 총 여섯 차례 회의를 열어 유동성 공급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일부 사외이사들이 주주가치 훼손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을 보이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측은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 접점을 찾는 데 진통을 겪어왔다”며 “결국 여섯 번째 이사회 만에 어렵사리 결론을 내고 최종 의결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지원은 선보상이 아닌 선지급이다. 선보상은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것으로, 투자자가 이를 받아들이면 소송이나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 일종의 사적 화해여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도 상정되지 않는다. 선지급은 투자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펀드 자산 회수,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등에 따라 보상비율이 확정되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법적 대응은 가능하나 사후 정산 과정에서 자금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펀드 자산 회수나 분쟁조정 결과와도 상관없고 사적 화해 개념도 아닌 조건 없는 선지급을 결정했다”며 “향후 자산 실사 결과 회수할 게 없다 해도 선지급 금액에 대해서는 회사 측에서 손실로 떠안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펀드 자산 실사 결과 등을 고려해 내달 말까지 지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동성을 우선 지원해주고 향후 법적 책임을 가려 다시금 피해자에게 지원금을 회수하겠다는 심보는 피해자의 분노와 억울함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사후 정산 따위 없는 선배상을 정당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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