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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통의 두산, ‘친환경 체질 전환’으로 위기 넘을까

기사입력 : 202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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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석탄시장 침체·정부 ‘탈원전’으로 부진
중공업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탈바꿈 성공할 지 주목

▲ 사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사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最古)의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다.

채권단은 중공업 위주의 그룹 체질을 친환경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두산그룹이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2019년 두산그룹의 시가총액은 9조2942억원으로 10년 전인 2009년에 비해 36% 감소했다. 시총 감소와 함께 재계순위도 12위에서 15위로 미끄러졌다.

두산그룹이 최근 위기를 맞은 주요인은 두산중공업의 부진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발전 시장의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프로젝트라는 겹악재를 맞아 실적이 악화됐다.

실제로 2015년 12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이후 세계 화력발전시장 규모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듬해에 두산중공업은 20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줄곧 실적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말까지 4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4월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상태다.

우선적으로 갚아야 할 채무 1조2000억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긴급수혈’에 힘입어 해결했다.

▲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독자모델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 = 두산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독자모델이 설치되고 있다. 사진 = 두산중공업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클럽모우CC, 두산건설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재계에서는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두산이 남은 3조원을 조달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입금을 상환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그룹의 ‘체질 개선’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숙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큰 축으로 사업재편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에너지’ 원칙은 채권단이 두산그룹에 주문해 온 사항이기도 하다.

이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아닌 사업은 정리 대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이 평소 연료전지, 협동로봇, 전자소재 등 친환경 에너지원 관련 신사업을 강조한 것은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신사업으로 내세운 친환경 사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든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박 회장의 전략이 이를 시일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창업주 박승직이 1896년 서울 종로에 창업한 박승직 상점을 모태로 삼고 있다.

120년이 넘는 장수기업 두산은 1990년대만 해도 OB맥주와 코카콜라 등 식음료와 3M 등 소비재 중심의 B2C사업이 주력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매각과 인수합병을 통해 기존 내수 소비재산업 대신 기계.중공업 중심의 B2B사업으로 체질을 바꾸었다.

특히 2001년 3월 한국중공업이 민영화되자 두산그룹이 인수해 두산중공업을 통한 발전설비사업, 담수·수처리 및 산업설비사업 등으로 사세를 키워 나갔다.

이번 유동성 위기 속에서 두산은 중공업 위주에서 다시 한번 체질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두산이 위기를 극복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다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재계는 지켜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뒤늦게 차기 주력사업으로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수소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당장 차입금 확보를 위해 돈 되는 기업들을 팔아야 하는 만큼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너가 사재를 출연하는 등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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