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있었던 주요 부동산 이슈를 한국금융신문이 정리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김현미 긴급보고 받은 문재인 대통령, 공급 위주 부동산정책 전환 감지
서울시 의원 31%가 다주택자, 강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다 ‘30채’
삼호-고려개발 합병회사 대림건설 본격 출범, 건설업계 새 바람 될까
해외 건설시장 코로나19 악재 여전, 정부 대책마련 고심
◇ 김현미 긴급보고 받은 문재인 대통령, 공급 위주 부동산정책 전환 감지
청와대는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6.17 부동산대책을 비롯해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긴급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는 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일로, 국토부는 물론 여야, 시장, 전문가들을 모두 당황하게 만들었다.
6.17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거의 전역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이미 주택 청약을 받은 시민 중에서 갑자기 대출이 줄어들어 잔금 납부가 어려워졌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주택 가격 변동률에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지만 이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걷어가 거래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6.17대책이 전세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갭 투자’를 막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땜질식’ 규제로 인해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김현미 장관에게 공급 물량 확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아파트 물량은 총 77만호 규모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상당한 물량의 공급을 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내 집 마련과 주거 불안감 해소를 위해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당에서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공급 위주 정책 필요성을 역설했다.
◇ 서울시 의원 31%가 다주택자, 강대호 민주당 의원 최다 ‘30채’…“이러니 부동산이 잡히겠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조사 결과, 서울시의회 의원의 31%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주택자 상위 5명이 81채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강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무려 30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원 110명 중 부모‧자녀 등 직계가족을 포함해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는 총 93명(84%)이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 1주택 이상 주택 소유 시의원은 76명(9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재산 대부분은 부동산 집값 상승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됐다. 경실련은 "110명 평균재산은 12억6000만원으로 이중 부동산 재산은 10억3000만원으로 80%를 차지했다"며 "상당 수 의원은 집값 상승으로 근로소득보다 많은 불로소득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상위 5명은 81채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9명은 총 94채를 보유해 인당 평균 주택 수가 10채였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들이 소유한 아파트·오피스텔 신고가액은 시세의 62%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오피스텔 총 95채 시세는 730억원이지만 신고액 454억원으로 시세 반영률은 62%에 그쳤다.
경실련은 "보유 부동산을 시세대로 신고하면 재산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산공개 시 건물 주소 등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사익편취 등 검증이 불가능했다. 이런 '깜깜이 재산공개'로 인해 법의 취지는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국회나 정부에 이렇게 다주택자들이 많으니 부동산 정책이 이 따위인 거다”, “결국 가진 사람들이 더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냉소적인 반응들이 오고가고 있다.
청와대 역시 다주택자를 압박하려는 정부의 스탠스와는 달리 여전히 다주택 참모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의 참모들에게 법적 처분이 불가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달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정부 방침과는 달리 여전히 다주택자로 분류돼있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의 참모진들 가운데 다주택 보유자는 12명으로 알려졌다.
12명 참모 중 수도권 내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등 5명이다.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채씩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노영민 비서실장 ▲황덕순 일자리수석비서관 ▲김외숙 인사수석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 ▲박진규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등이며 노영민 실장은 이번 청주 아파트 처분으로 1주택자가 될 예정이다.
◇ 갭 투자 막으니 청약시장 활활, 상반기 161만 여 청약통장 몰렸다
갭 투자 등 ‘갈아타기’ 수단이 모두 막히면서, 무주택자들의 시선은 청약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는 코로나19와 같은 악재와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 시그널 속에서도 청약 열기가 더 거세졌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1월1일~6월 30일)까지 전국에 165개 단지에 160만9,185개의 통장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만6,375개(183개 단지) 보다 무려 88%가 증가한 양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지난해 대비 무려 209%가 증가해 106만964개가 몰렸고, 지방은 7% 증가해 54만8,221개의 1순위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35만3,450개로 지난해(9,031개) 대비 1,540%가 증가하는 등 청약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비규제지역에 GTX-B노선 개통 등 교통호재가 풍부해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와 새아파트 선호로 분양시장 열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은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전에 미리 청약을 하려는 심리가 생기면서 7월 분양 단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월 이후 분양단지의 경우, 분양가는 낮아질 수 있지만 그만큼 필요한 가점은 높아지고 전매제한이나 의무 거주기간 등이 강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점점 청약 경쟁이 가열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청약에 당첨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2014년 이후 6년 동안 서울 아파트 청약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23.0대 1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서울 청약경쟁률 13.3대 1에 보다 약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인구는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인 2582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처럼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상황임에도 서울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어쩔 수 없이 경기와 인천에 자리 잡는 인구가 대다수인 실정이다.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세대출 등 정부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심각해지며 30대를 중심으로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는 건 망했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 피해를 국민이 대신해서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으며 정부의 각성을 요구했다.
◇ 삼호-고려개발 합병회사 대림건설 본격 출범, 건설업계 새 바람 될까
지난 1일에는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 회사인 대림건설이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한 실적상승세를 유지해왔던 두 회사의 만남으로 대림그룹 전체의 시너지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지난해 기준 각각 시공능력 평가순위 30위, 54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다. 삼호는 1분기 698억5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5.6%나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고려개발 역시 1분기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123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8% 늘었다.
이번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은 건설시장의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을 위해서 추진됐다. 최근 건설시장은 건설사의 신용도와 브랜드가 핵심경쟁력으로 평가받으면서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림건설은 기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합병을 통한 경영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5년까지 10대 건설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림건설은 올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매출 3조 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Top 10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대림건설의 초대 대표이사 조남창 대표는 “현재 건설업은 소 빙하기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대형사의 시장 점유율은 날로 증가하는 양극화가 심화되어 근원적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하며 “도급순위 상승이 목표가 아니라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사업 기반을 공고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해외 건설시장 코로나19 악재 여전, 정부 대책마련 고심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건설현장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 건설사들이 대거 진출한 중동 시장에서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자, 정부는 현지 대사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160억627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94억3106만 달러보다 69%나 증가했다. 그러나 6월 현재까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하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대폭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해외수주 활성화를 위한 1000억달러 규모 30개 핵심 프로젝트를 제시했지만, 시기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 무작정 해외진출을 독려하는 것은 역으로 건설업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자니 코로나19 여파가 부담되고, 국내에서 주택사업을 하자니 시장이 한정됐다 보니 건설사들의 먹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판국”이라며, “이제는 건설업계도 본격적인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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