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동산대책과 관련한 긴급 보고에 나선다. 이는 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일로, 지난달 17일 발표된 부동산 규제책이 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만든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 6.17 대책 후폭풍…“갭 투자 잡으려다 실수요자들까지 피해” 비판 속출
대책 이후 수도권 거의 전역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이미 주택 청약을 받은 시민 중에서 갑자기 대출이 줄어들어 잔금 납부가 어려워졌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이달 6085건으로, 지난 2월(1만8999건)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달 9584건에 이어 2개월째 1만 건을 밑돌고 있다. 6.17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전세를 낀 갭 투자가 차단되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2년의 실거주가 의무화되는 등 전세시장에 악재가 겹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는 규제지역의 대출 규제는 이번 6·17 대책에서만 새롭게 기존 청약자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없고 기존 방식대로 해 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 노영민, 청주 아파트 급매로 내놨다…다주택 보유 참모들 면담하며 매각 권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의 참모들에게 법적 처분이 불가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달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정부 방침과는 달리 여전히 다주택자로 분류돼있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영민 실장은 최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아파트(67.44㎡) 1채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 외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22.86㎡) 1채를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였다.
현재까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의 참모진들 가운데 다주택 보유자는 12명으로 알려졌다.
12명 참모 중 수도권 내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등 5명이다.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채씩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노영민 비서실장 ▲황덕순 일자리수석비서관 ▲김외숙 인사수석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 ▲박진규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등이며 노영민 실장은 이번 청주 아파트 처분으로 1주택자가 될 예정이다.
◇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한 문재인 대통령, 부동산 추가규제 가능성도 열려있어
이번 보고에서 문 대통령이 김현미 장관에게 보다 강력한 부동산 추가 대책을 주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토부는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경기도 김포와 파주, 충남 천안 등지에서 다소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오는 풍선효과가 관측됨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에 추가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스탠스를 취한 바 있다.
김현미 장관도 역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를 더욱 강력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29일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6·17 부동산 대책’ 내용과 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설명하며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부가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의 부족한 점을 손봐야 할 점이 있다”며 “두루 검토해서 집을 많이 가진 것이 부담되게 하고 투자 차익은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용 등으로 세제개편 방안을 냈으나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으며, 21대 국회에서 통과되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높아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 사례를 보면 재산세에 다주택자와 실거주자에 따라 세율을 차등하는 나라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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