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오는 6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지원을 주도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중기특화 증권사) 3기를 출범하는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전용 펀드 등 중기특화 증권사가 제공받는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지정효력 2년의 기간 동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들에 밀리는 등 별다른 실적이 없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는 지난 3일 금융위로부터 제3기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됐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중기특화 증권사로서 일을 수행하게 된다.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제도는 지난 2016년 4월 금융위원회가 모험자본 공급 강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금융 업무에 특화된 금융투자회사를 육성한다는 소기의 목적으로 도입된 지정제도다. 외부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평가를 토대로 금융위가 2년마다 심사를 통해 다시 지정한다.
제1기 중기특화 증권사로는 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키움증권·IBK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이 지정됐다. 2기에는 KTB투자증권이 제외되고 SK증권이 새롭게 선정됐으며, 이번 3기에는 유안타증권이 제외되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신규 선정됐다.
그동안 1·2기 중기특화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수행을 위한 전용 펀드 도입,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다. 증권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지원 한도와 기간, 금리 등에서도 우대를 받았다.
특히 2기 증권사에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대출할 시 대출액의 최대 32%까지만 순자본에서 차감하는 제도 등 1기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중기특화증권사가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IPO와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 중소형 증권사의 경쟁력도 함께 향상하겠다는 목적이었지만, 목적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제2기 중기특화 증권사가 거둔 IPO 주관과 자문 실적은 총 31건이다. 키움증권 14건, IBK투자증권 9건, 유진투자증권 6건을 기록했다. SK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각 1건의 실적을 올렸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단 한 건의 IPO도 주관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초대형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은 35건에 달한다. 최근 2년간 중기특화 증권사의 모든 실적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중기특화 증권사의 대표적인 업무인 증권(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조달 실적 역시 오픈트레이드, 와디즈 등 전문 업체들에 크게 밀렸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포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21개 펀딩 중 중기특화 증권사가 중개를 맡은 건은 한 곳도 없다. 2기 중기특화 증권사 가운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IBK투자증권이 각각 11, 21건을 중개했으나, 유안타증권과 SK증권은 2년간 단 한 건의 펀딩 중개에 나서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에 따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가 초대형IB로 지정됨으로써 얻는 혜택과 비교했을 때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받을 시 얻는 인센티브는 너무 약해 실효성이 없다”며 “혜택은 적고 자금 부담은 커서 중기특화업무를 진행하기 다소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대형 증권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라며 “중소 증권사가 한 기업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데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유인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과 데이터의 축적은 충분한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라며 “이러한 학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지정 효력이 2년뿐이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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