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자동차, 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 산업은행을 쳐다보는 상황 속에서 '대주주 자구노력 선행' 원칙론에 입각 여부가 촉각이다.
마힌드라그룹은 앞서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지난 3일 특별이사회에서 코로나19로 사업부문이 타격을 받아 당초 계획한 자금투입 계획은 어렵다고 철회했다.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 투입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투자 철회계획이 나온데 대해 이동걸 회장은 "우리가 마힌드라그룹에 대해 사전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느냐"며 "(지난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을 면담할 때도) 자기들이 경영계획을 짜겠다는 이야기를 했지 구체적으로 아무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에 눈이 쏠리고 있다. 대주주가 난색을 보이는데 주채권은행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원칙론에 맞지 않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 여파 속에 기간산업군이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칠 파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총선을 앞둔 점도 언급된다.
실제 '채권단의 뒷받침' 표현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최근 금융시장과 금융정책 주요이슈에 대한 설명' 자료에서 쌍용차 관련해 "주주·노사가 합심하여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동시에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항공업의 경우 구조적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 금융지원과 함께 자본확충, 경영개선 등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관계부처와 함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조만간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 두산중공업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대주주의 고통 분담과 자구노력을 재차 전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이어 산업은행에 산업계의 지원 요청이 거세질 가능성이 나온다. 대기업 지원은 자칫 특혜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부담이 큰 부분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산업 재편을 포함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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