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전염병 팬데믹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심상치 않다. 경기 지표가 눈에 띄게 꺾이고 있으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각종 모임이나 공사, 분양까지 지연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하기 시작한지 2달이 지난 지금,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변화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로 인해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경우에는 건설회사가 '지체 배상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는 했지만, 건설사들은 수주 실적 및 매출을 생각하면 공사를 멈추기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현장은 즉시 공사가 중단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격리조치된다. 이어 보건당국의 소독조치가 이뤄지며, 공사 재개와 관련해서는 발주처나 시공사에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발주처 및 시공사들은 공사기한이나 분양 일정 등을 고려해 ‘장기간 중단은 어렵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건설사들은 우선 공사현장에 열 감지기와 손 소독제, 마스크를 철저하게 구비하고 출입하는 인원들의 건강 및 발열 체크에 힘쓰는 것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현장에 출입하는 근로자 및 관계자의 체온을 전수 체크하고 발열 등 이상증상이 없는 자에 한해 허용함으로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를 사전차단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부건설 역시 현장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하는 인원들의 발열체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물을 취급해야 할 부동산중개사들도 ‘개점휴업’ 상태에 접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월 전국 부동산중개업소는 개업 1890건, 폐업 1277건, 휴업 9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은 1월보다 16건(1.3%) 소폭 늘었다. 2월 폐업이 전달 대비 늘어난 것은 최근 3년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었던 작년 2월 폐업(1214건)과 비교해도 올해 폐업이 더 많다.
정부의 2·20부동산 대책 직전에 몰린 계약으로 지난달 거래량은 예년보다 많았으나 대책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겹치면서 중개업소의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공인중개사가 사무소를 개업할 때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실무교육(28시간 이상)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4일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통상 사무소 개설은 교육 이수 이후 1∼2주 지난 뒤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대문구 소재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이 아예 없다보니 하루 대부분을 가게 문을 아예 잠가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거나, 전화로만 설명을 원하다보니 원활한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 역시 “요새는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사무소를 찾는 사람 자체가 없어서 나와서 앉아있을 필요성도 못느끼겠다”고 토로하며, “매물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구매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러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나”라는 우려를 표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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