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년 전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별도 기준 2017년 5254억원을 정점으로 2018년 3592억원, 지난해 1146억원을 기록하며 매해 감소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은 1394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저금리로 인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변액보증준비금 평가손실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지만,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6년 4.08%, 2017년 3.86%, 2018년 3.7%, 2019년 3.45%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서기도 어렵다. 보험사들은 만기가 긴 장기채권을 사들여 부채와 자산 듀레이션(잔존만기)을 채워야 하지만 국내 장기채권 시장은 국민연금과 같은 주요 기관투자자의 인수규모가 커서 보험사들이 매입하기 어렵다.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험사의 해외 투자한도는 총자산 대비 30%, 특별계정은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총자산의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정무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상태지만, 국회 본회의 일정이 촉박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기준 일반계정 운용자산 대비 외화유가증권의 비율이 29.5%에 달했다.
현재로써는 해외투자가 더 이상 불가능한 한화생명은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산운용을 통한 대체투자의 필요성이 커져서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운용자산 규모가 103조1746억원에 달해 관련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5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자산운용의 자본규모를 7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한화자산운용은 증자된 자금을 기반으로 대체투자 전문화 및 대표펀드를 집중 육성하고, 기존 미국·중국·싱가포르 등 해외법인의 사업범위와 역할 확장으로 글로벌 역량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해외운용사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화자산운용이 해외 투자에서 호실적을 거두면 한화생명 재무제표상에 반영돼 본 사업에서 부족한 수익성을 상쇄할 수 있다. 저금리 금융환경으로 심화하고 있는 이차역마진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로 보인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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