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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 채권시장 고수들-8] 배원준 메리츠증권 FICC 운용팀장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 수익은 뒤따라오기 마련”

기사입력 : 2020-03-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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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저는 채권시장을 대하는 데 있어서 2가지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언제나 옳다는 것과 시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원준 메리츠증권 FICC운용담당 IRT팀장(사진)은 최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운용 원칙 및 철학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배 팀장은 지난 12년간 채권 운용 부문에 몸담고 있다. 2008년 삼성증권에 입사 후 PD업무, RP북 운용 등의 경험을 토대로 2014년부터 메리츠증권 이자율 운용 담당 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메리츠증권 채권 운용팀의 PD업무, 환매조건부채권(RP) 운용북 등을 총괄하고 있다.

배 팀장이 메리츠증권에 온 직후인 2014년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 FICC 채권운용부의 총 운용 규모는 현재 5조원에 달한다.

배원준 팀장은 ‘시장은 언제나 옳다’라는 생각과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라’는 운용 철학을 가지고 채권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시장은 언제나 옳지만, 적정 시장 가격이 반영되는 과정에서의 속도 차이는 언제나 존재한다”라며 “그 틈을 놓치지 않도록 항상 부지런히 쫓아가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시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말은 고집을 부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팀장은 “만약 시장 앞에서 지나치게 고집을 부렸는데 시장이 본인이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본인이 놓친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혹은 어떤 실수가 발생했는지 판단하기 다소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렇다고 우유부단한 자세를 취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만의 운용 철학과 고민을 바탕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모든 시장의 가격은 항상 펀더맨털(기초체력)과 수급, 두 가지를 통해 결정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한 가지 트레이딩 전략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펀더멘털과 수급, 기술적 분석 등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리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 팀장은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국내총생산(GDP) 등의 펀더멘탈 지표를 주목한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 동향 및 단기자금 시장 내 유동성 여부 등 수급을 파악해 포지션을 잡고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선 단순히 수익을 좇는 방향을 설정하기보다는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팀장은 “많은 트레이더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할 테지만, 오로지 수익을 목표로만 좇을 때는 오히려 수익이 뒤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반대로 시장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을 때 수익이 뒤따라오는 사례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라는 말이 소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확실한 베팅을 해야 할 때는 정말 ‘풀 베팅’을 하는 것이고, 반대로 리스크를 줄여야 할 때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러한 일련의 고민하는 과정에서 수익은 뒤따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시장의 흐름에 대해서는 최근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배 팀장은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의 산업생산 지표, 특히 선행지수나 고용지표 등을 통해 한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라며 “만약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했던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금리는 상승 쪽으로 무게를 잡고 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많이 커진 상태”라며 “현재 경제 심리가 위축돼있고, 악화된 내수, 중국 수출 등의 상태가 전체적인 펀더멘털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과거에도 사스나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했듯이, 시장에서는 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 팀장은 이와 더불어 한국의 국채의 위상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최근 대한민국 채권 시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영향뿐만 아니라 국내 내부 요인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배 팀장은 “이는 한국의 채권시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선진화됐다는 뜻”이라며 “G2의 영향뿐만 아니라 국내 내부 요인에 의해서도 가격이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채권 PD나 기획재정부 등 시장 참가자들의 노력이 한국 국채의 위상을 많이 높여놨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FICC 운용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자율적인 분위기 속 자유로운 운용을 꼽았다. 팀원들이 각각 주어진 한도와 리스크에 대해서 각자의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팀장은 “시장은 항상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을 운용하는 데 있어 수많은 전략과 배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라며 “그 가운데 수익 기회는 계속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팀 내 속해있는 개개인의 트레이더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보는 현상 및 지표들이 존재한다”라며 “델타, 커브, 현·선물 차익거래, 본드스와프 포지션 등 여러 수익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이 고민한 분야에 엣지있는 포지션을 취해 그것이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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