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코로나19 방역망이 뚫린 뒤 감염자가 급증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도 많아졌다.
국고3년 금리가 1.1%대 초반을 공략하고 내려오고 국고5년 금리도 기준금리(1.25%)를 하회한 가운데 이번주에 금리를 내리면 추가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많아졌다.
■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 조기 귀국..금리인하 믿음 강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한다.
최근 이 총재가 코로나19 파장을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고 지표를 확인할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지난주 상황이 급변한 데 따라 한은의 스탠스도 누그러질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총재가 회의에서 일찍 돌아올 정도로 상황이 급해진 모습"이라며 "전염병 감염자 급증과 한은 총재 조기귀국 등으로 다들 인하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 이번주 금리 내린다면..시장은 이후 0%대 기준금리 요구할 것
이런 가운데 이번주 기준금리가 인하된 뒤엔 다시금 추가 인하에 대한 요구가 생길 것이란 관측도 많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인하에 대한 불안감으로 채권을 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주 내린 뒤 성장률 둔화를 확인하고 5월이나 7월에 금리를 또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로컬 플레이어들의 북이 가벼워서 채권을 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은이 '심리'를 추스리기 위해 이번주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1분기 양호한 경기 관련 수치를 확인하긴 어려워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A 운용사 매니저는 "첫번째 금리 인하가 선제적으로 심리에 대응하는 측면이라면 두 번째 인하는 결국 경제지표 부진을 확인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며 "혹시 이번에 50bp 내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얼핏했지만, 이번주 인하와 4월 추가 인하를 보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미 1차례 금리인하 반영한 시장금리...더 많은 것 요구하는 중
국고3년과 5년물 금리가 이미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국고3년이 1.1%대 초반으로 향하고 국고5년은 1.2%대 초반에 걸쳐 있다. 국고10년은 1.3%대로 내려오는 등 일제히 레벨을 낮춘 상태다.
기준금리 1차례는 반영되고 이제 더 많은 것을 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향후 기준금리의 진로와 관련해 인상이나 인하 어느 쪽도 예상하기 어려운 '중립' 상황일 때 국고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적정 스프레드는 20~30bp 수준으로 거론되곤 했다.
기준금리 1%를 가정하더라도 현재 국고3년 금리는 이 수준보다 10bp대 초반 수준으로 더 높은 상황이다. 시장은 1차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도 감안할 것을 조언하는 사람도 많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3년 1.2% 이하, 국고10년 1.45% 이하는 1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서서히 반영해 나가는 수준임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의 시장금리 흐름이 '복수'의 금리인하를 가정해야 합리화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리스크 요인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즉 1차례 이상의 금리인하가 어렵다고 보는 쪽에선 레벨 부담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나서든, 금리동결 후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든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 시그널이 아니라면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과거 감염병 사례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금리가 빠르게 반등할 리스크도 작지 않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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