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9일 ‘라임펀드 환매중단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라임사태 관련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손실과 불완전판매·불공정거래 관련 배상금·과징금 수준 여하에 따라 증권사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며 “또한 이와 관련한 평판 자본 훼손, 신규 사업기회 확보 제한 등의 기회손실도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안나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해당 펀드는 투자자산의 건전성 저하, 불건전 운용사례, 비유동성 자산 편입에도 불구하고 개방형 모집을 통한 만기 미스매치와 TRS 계약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로 자산 손실률 대비 투자자 손실 폭 확대, 판매 시점 위험요소 미고지 위험 등이 문제로 부각됐다”며 “연관된 증권사들은 TRS 계약을 통해 대여된 자금의 회수 여부, 불완전판매 여부, 부실 발생 사실 은폐 혐의 등이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회계 실사를 받고 있는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금융펀드는 신한금융투자와 TRS 계약을 통해 2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펀드다.
불완전판매 또는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배상금·과징금 수준도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매 중단 모펀드에 투자된 173개 자펀드의 증권사 판매액은 총 8533억원이다. 이 가운데 4164억원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팔렸다.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액은 신한금융투자(1202억원), 대신증권(691억원), 메리츠종금증권(669억원), 신영증권(649억원) 순으로 많았다.
안 연구원은 “판매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에 따른 배상금 비율이 높게 설정될 경우 판매 규모가 큰 증권사의 올해 연간 영업실적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이익 규모 대비 판매 규모가 큰 신영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 대한 검사 진행 과정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의 경우 관련 손실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라임자산운용 관련 연간 창출이익 규모 대비 배상금액 규모가 크고,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평판저하 등 사업기반 약화가 발생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후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필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국내 증권업, 특히 투자은행(IB)·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형 증권사의 사업 위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권사 수익창출력의 근원이 소비자의 신뢰임을 고려할 때 신뢰도가 하락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평판이 저하되면 현재 증권사가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더라도 중기적으로 사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금액 규모에 따라 일부 증권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라임자산운용 관련 연간창출이익 규모 대비 배상금 규모가 크고,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평판저하 등 사업기반 약화가 발생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후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신증권에 대해 “연간 창출이익 규모 대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펀드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이 커 정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등으로 평판저하 가능성이 커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지난해 66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일부 증권사의 라임 환매중단펀드 관련 익스포져 규모는 연간 이익 및 자기자본 규모 대비 상당한 수준이어서 높은 수준의 배상비율이 결정될 시 수익성,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융상품 설계 및 판매 관련 리스크 관리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 불완전판매 관련 위험이 증권사의 사업 안정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기적으로도 감독기관의 제재 및 자산관리 시장 위축에 따라 사업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의 경우는 초대형 IB 지정,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인가 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의 경우는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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