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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마스크 제조 기업에게 대박 찬스가 아닌 이유

기사입력 : 2020-02-11 14:26

(최종수정 2020-03-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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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마스크 제조 기업에게 대박 찬스가 아닌 이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이근영 기자] “최근 저희 회사를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안내드립니다”

마스크, 공기순환기, 필터를 제조·생산하는 레스텍 홈페이지에 긴급한 공지가 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은 마스크 대란을 일으켰다. 얼핏 마스크 제조유통업체에게는 호재일 듯하다. 그러나 틈새를 노린 사기 행태도 바이러스만큼 빠르게 퍼지고 있으니 사정은 달랐다.

마스크 제조·판매회사 (주)레스텍 박가원 대표에게 이유를 물었다.

▲(주)레스텍 박가원 대표 (사진=이근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주)레스텍 박가원 대표 (사진=이근영 기자)
박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 사전 계약에 의거해 제작과 판매에 충실하고 있다. 갑작스런 수요증가로 생산 공정에 추가 투입되는 인건비와 시장을 반영한 원부자재의 인상 외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품귀현상을 틈새로 폭리를 취하거나 선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일절 없는게 당연하다.

그는 최근 온오프라인 영업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 전달했던 영업 자료를 이용해 면식도 없는 타인이 레스텍 총판 대리점이라 사칭해 10억 정도를 편취해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고 했다. 회사를 사칭해 온라인 유통커뮤니티 방에서 거래를 제안하는 채팅화면을 직접 목격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대표는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확산에 따른 단기적인 특수를 누리겠다는 생각은 기존의 충성 고객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피해야 할 욕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청년사관학교를 통해 창업했다. 기존 마스크에 황사 소재를 접목시켜 탈취와 멸균, 항균 기능을 더해 황토 천연 소재로 기능성 부직포를 개발했다. 광물성 소재를 부직포에 코팅하는 친환경공법 KF90 인증마크도 받았고 마스크 끈 조절이 쉬운 친환경 기술로 특허도 받았다. 그럼에도 창업 초기 제조공정을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 월 4억 이상의 유동자금이 필요했다. 창업 후 3년이 지나 장비구매와 시설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웠고 신용등급이 8등급이니 연39.9%의 이자로 자금을 유통해 운영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무모하게 무일푼이었던 청년창업가에게 더 무모한 신뢰를 준 고객이 있었으니 고객과의 신의는 당장의 실익보다 우선이다. 고객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 주문자위탁생산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를 시판할 때도 납품처와 동일하게 판매가를 유지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가 지난 10일 마스크 부족, 가격 급등 상황이 발생함에 가격 담합 규제에 이어 공적 유통채널인 공영홈쇼핑을 활용하여 2월17일부터 판매 방송하고 중국진출 한국중소기업에게 마스크 1만개를 구호물품지원과 국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도 30만개의 마스크를 전통시장 및 상인회를 통해 배부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박 대표는 정책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이유로 정부가 급하게 대안을 결정 짓거나 개입 하지 않기를 희망했다. 가격담합을 규제하되 대규모 신규 투자로 생산 설비를 늘리는 조치보다 기존 관계 제조업체 간 급박한 위기상황에 공동으로 대처해 해결할 수 있도록 관계자 협의체 구성이 먼저라는 생각을 전했다.

▲ 캄보디아 정치인 및 외교관 Norodom Arunrasmy 가 레스텍이 기부한 마스크를 관계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레스텍)이미지 확대보기
▲ 캄보디아 정치인 및 외교관 Norodom Arunrasmy 가 레스텍이 기부한 마스크를 관계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레스텍)

웃돈을 줄 테니 물건을 달라 줄을 선 시점에 고객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청년 사업가는 캄보디아에 마스크를 기부하기도 했다. 최선에서 고생하는 지역 119 구급대원과 소방관 경찰을 위한 추가 기부 의사를 밝혔다.

생명을 지키는 마스크가 누군가에겐 사기의 수단이지만 진정성 있는 기업가에게는 꿈을 이루는 방법이자 고객에 대한 예의이자 나눔의 가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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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기자 geunyung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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