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롯데쇼핑이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7~8월) 실적 자료에서 관계사 유니클로의 실적은 누락했다.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주 표적이 되며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불필요한 구설수를 피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실적 관련 IR 자료에서 관계사인 FRL코리아(유니클로)의 실적은 제외시켰다. FRL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롯데쇼핑은 분기별 IR 자료에 FRL코리아를 포함해 주요 법인 지분법 평가손익 부분을 공개해왔다. FRL코리아의 실적이 갑자기 누락된 것과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불매운동 여파로 FRL코리아의 실적 세부자료를 이번 분기부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롯데쇼핑의 이같은 결정으로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유니클로의 매출 감소 폭을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발동 이후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주요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일본 유니클로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발언 등이 더해지며 국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업계에서는 7월 이후 유니클로의 매출이 직전 대비 7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지난달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어들었다. 유니클로는 국내 진입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다.
유니클로의 매출 감소는 이번 롯데쇼핑의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87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기순익은 233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 소비경기 자체도 좋지 못했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트래픽 감소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본사와의 합작사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 기타 계열사들도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상사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의 지분을 40% 소유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아사히주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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