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채용을 가동해 A급 디지털 인재 확보에 힘을 싣고, 공개채용에서도 디지털 직군을 따로 뽑는 게 새로운 풍속도가 되고 있다.
◇ ‘슈퍼스타 D’를 찾아라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부터 공개채용 이외 디지털/ICT 관련 인력은 연중 수시채용 방식을 통해 뽑고 있다.
수시 채용으로 뽑은 인력은 바로 현장에 투입하며 역량판단을 위해 은행권에서 드물게 코딩 테스트도 진행한다.
‘디지털 진주’ 수시 찾기는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신한은행 측은 “디지털·ICT 전공자뿐만 아니라 관련 직무 경험을 보유한 경력직 등을 필요 직무 별로 적기에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공개채용을 개시한 KB국민은행도 디지털 인재 구하기에 나섰다. 공채에서 ‘신입 ICT’ 직군을 따로 뽑는데 일정 기간 영업점에서 일하고 이후 디지털 금융, 데이터 분석 등 유관 부서로 배치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신입 ICT 부문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인재를 확보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정기 공채와 별도로 IT·신기술·디지털을 포함한 경력직 전문인력도 상시 채용키로 했다.
추석 끝나고 9월 17일부터 공개 채용 접수에 돌입하는 우리은행도 디지털 직군을 포함해 채용 부문을 기존 6개에서 9개로 확대 세분화해서 뽑을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대규모 공채에서 벗어난 수시 채용 확대에 선도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하반기 400명의 채용계획이 잡혀 있는데, 9월 공채에서 절반, 나머지 절반은 수시로 채용할 예정이다.
◇ 네이버-카카오 패밀리에 쏠린 눈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에 맞춰 대규모 IT인력 수요가 발생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에서 인력 이동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간편결제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설립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E-커머스 기반의 금융 플랫폼으로 시작해 대출·보험·투자 등으로 비즈니스 범위를 확장하고 덩치를 키워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전환을 앞두고 있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보다 신속한 자본확충과 카카오 계열사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카카오와의 기술협력과 투자로 금융서비스 플랫폼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A급 디지털 인재를 두고 뺏고, 뺏기는 경쟁이 불가피한 셈이다.
한 금융권 디지털 업무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과거 컴퓨터공학이 붐일 때 이공계 인력에 비해 구조적으로 맨파워가 약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들 우수 인재를 원하는데 아무래도 인재들이 대형 IT/플랫폼 기업을 우선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디지털 전환은 은행 내 모든 프로세스를 알고리즘화 하고 소프트웨어 기업이 된다는 것으로 기존 장치산업과 완전히 다른 길로 간다는 것”이라며 “DNA가 다른 A급 IT 인재를 외부에서 수혈하는 게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은행업이라면 과거 범용 인재를 선호했지만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T 역할도 지원이 아니라 단독 직군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연구원의 ‘디지털 금융시대의 4가지 대표적 뱅킹비즈니스 모델’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은행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됐다.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을 이끌 인재 관리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부 전문가 채용을 확대하고 신입 채용도 직무 별로 세분화 하는 추세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글로벌 은행의 디지털 인재 확보 전략’ 리포트에서 조수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들도 채용을 넘어 전체적 관점에서 디지털 인재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며 “조직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재의 인사제도와 운영 방식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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