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달 28일 부산 북구 신라젠 본사와 서울 여의도 서울지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면역항암제 ‘펙사벡’ 무용성 평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신라젠은 미국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가 펙사벡의 간암 임상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와 관련해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지난달 2일 공시했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다.
DMC의 권고에 신라젠은 해당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부 임원이 거액의 지분을 매도하면서 임상중단과 관련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신라젠은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찰이 미공개정보이용에 대한 내용 확인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대상은 일부 임직원에 국한됐으며 앞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젠은 펙사벡 개발 기대감으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는 등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2017년 2월 공모가 1만5000원에 상장한 이후 같은 해 11월에는 15만23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달 펙사벡 임상시험 조기 종료와 검찰 압수수색 소식에 주가는 다시 1만원선으로 고꾸라졌다.
코오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주성분 중 2액이 당초 알려진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인 것으로 드러나 지난 5월 말 허가를 취소됐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지난 7월 3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했다.
거래소는 이달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한다. 그러나 2차 심사에서도 1차 때와 같은 심사 기준(사안의 중대성·고의성·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적용되는 만큼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다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다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받게 된다. 또 향후 추가 심사 과정에서 개선 기간이 부여되면 최대 2년까지 기업 개선계획 이행을 통해 회사를 되살릴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만일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시가총액 4896억원에 달하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은 모두 휴지조각이 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최대주주인 코오롱이 332만6299주(27.26%)를 보유하고 있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분율은 각각 17.83%, 12.57%다.
이 회사의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5만9445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451만6813주(36.66%)에 달한다. 해당 지분 가치는 지난 3월 말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밝혀진 뒤 5월 말 주식 거래가 정지될 때까지 약 7780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6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만70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한때 7만51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 이후 연일 급락해 거래정지 직전 8010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별 악재가 업종 전반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제 연구개발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두가 기대하는 임상 3상 및 허가를 앞둔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패와 관계없이 앞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계속 나올 것이고, 글로벌 기준 미달로 실패하는 기업도 나올 것”이라며 “헬스케어 섹터의 바닥을 찾기보다 바이오 기업 각각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기업별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는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임상 결과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체의 8월 누적 기술 수출 금액이 작년 연간 수준에 육박했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면서 학회 발표 및 참여 건수도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인 임상 및 판매 데이터를 보여준다면 신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말부터 이어지는 헬릭스미스와 메지온의 임상 데이터 발표, 내년 대웅제약의 나보타·셀트리온의 램시마SC·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데이터가 신뢰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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