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예탁원 사장 “전자투표시스템 고도화…미래대우·삼성증권 등 시장 진입 긍정적”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이병래닫기이병래기사 모아보기 예탁결제원 사장은 “전자투표서비스 시장에 여러 플레이어가 등장하면 전자투표에 대한 투자자와 주주들의 관심이 제고되고 전자투표가 활성화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하반기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업계에서 전자투표 서비스 제공이 확산하고 있는 데 대해 “앞으로 전자투표가 활성화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탁원은 지난 2011년부터 전자투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미래에셋대우가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자체 플랫폼을 통해 상장사들에 전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올 연말 전자투표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새로운 전자투표서비스 제공자가 출현하면서 기대감도 있는 한편 부담과 걱정도 상존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사장은 “예탁원은 2011년부터 시스템을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고 그동안의 전자투표를 운영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신뢰도와 공정성을 평가받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예탁원이 전자투표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외국의 사례를 보면 금융투자회사가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주로 대행기관이라든지 예탁원, 독립기관에서 제공하는 게 국제적 추세”라며 “금융투자업자가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자투표제도 활성화에 장애가 되거나 주주들한테 혼란을 제공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긴밀히 협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전자투표제공기관과도 보조를 맞춰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주총 집중기간(3월 22일~29일) 전자투표를 이용한 주주 수는 10만5357명으로 전년 대비 193% 증가했다. 총 발행 주식 수 기준 행사 비율은 5.04%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예탁원은 의결권서비스를 둘러싼 정책 및 제도, 기술 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전자투표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전자투표 차세대 기반기술 구현과 핵심 업무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4월까지 시스템 구조·기능 개선, 의사결정지원 통계시스템 구축, 대국민 서비스 공통 플랫폼 표준화, 정보기술(IT) 인프라 재설계 및 구축을 추진한다. 내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는 챗봇 상담시스템과 이용자 대상 설문시스템을 도입하고 휴대폰 인증 등 새로운 사용자 인증수단을 추가한다.

이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전자투표시스템 재구축 사업은 오픈소스 기반의 표준 프레임 적용 등 보다 고객 친화적인 전자투표 이용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예탁원은 2020년 말 주총 의결권행사 집계서비스와 의결권 전자적 행사 권유서비스 등 의결권행사와 관련한 신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내달 16일 전자증권시대의 성공적 개막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협력해 전자증권시스템 구축, 관련 법규 및 규정 정비, 수수료 체계 개편, 대국민 홍보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왔다”며 “이번 주부터 전자증권시스템 이행작업을 시작해 추석 연휴 기간 중 이행작업을 완료한 후 9월 16일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갖춘 전자증권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탁원은 작년 2월 초 전자증권시스템 구축 사업에 착수한 후 시스템 분석·설계, 개발, 단위테스트, 통합테스트를 완료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는 제도 시행일부터 전자등록과 증권예탁 업무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현행 시스템에 신규·변경 개발 사항을 반영하고 정상 구동 여부를 점검하는 이행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은행 등 참가기관들도 자체 시스템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하고 추석 연휴 기간 전자증권시스템 오픈을 위한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예탁원은 또 제도 시행일부터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 이용자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실물증권 관리비용 절감 등에 따라 발행·예탁서비스 수수료를 낮출 뿐만 아니라 증권거래비용 절감해 위한 결제수수료도 인하할 예정이다. 예탁원은 이를 통해연간 130억3000만원의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실물증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제도 시행 전까지 증권사에 증권을 예탁하거나 명의개서대행회사에 증권을 제출하도록 계속해서 유도할 방침이다. 상장주식 예탁비율 현황은 지난 1월 말 97.6%에서 이달 23일 현재 99.4%까지 증가했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82.1% 수준으로 예탁됐다.

외화증권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이달까지 도출한 개선과제를 토대로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작년 11월 외화증권업무개선전담반을 신설하고 올해 들어 자문그룹 운영과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외화증권 투자지원 서비스 개선과제를 도출했다”며 “이를 토대로 계좌부 기재시점 단축, 보관기관 재평가, 수수료 인하 등 제도 및 시스템 개선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탁원은 내달 글로벌정보관리팀을 신설하고 개선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보관기관 과실로 인한 코퍼레이트 액션 통지 지연 등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보관기관이 배상하도록 법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특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최경렬 전략기획본부장은 “유상증자나 무상증자, 액면분할 등과 관련해서 투자자 권리행사 시한까지 보관기관으로부터 관련 정보가 도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인 페널티를 부과하고 필요하다면 손해배상책임도 물리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내달부터 예탁자계좌부에 반영되는 외화증권 결제를 기존 수작업 처리에서 자체 검증을 통한 자동처리로 바꾸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글로벌 증권정보사업자와의 시스템 연계를 통해 보관기관으로부터 수령한 불완전한 권리정보의 검증시간을 단축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