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정부는 앞으로의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시장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미 준비해놓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기초해 증시 수급 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맞물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달 들어(8월 1일~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563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5055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은 홀로 1조9760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증시를 지탱했다.
같은 기간 공매도도 급증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주식 대차잔액은 58조2913억원으로 올해 들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51조5492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7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작년 10월 말 56조5358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해당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리면 다시 주식을 매수해 빌렸던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주가 변동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 폭락 국면에선 투기 수요까지 가세한 공매도가 실제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주가 낙폭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기관이나 외국인과는 달리 개인은 물량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공매도 투자를 활용하기 힘들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5697억원을 공매도해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2조1640억원)의 72.54%를 차지했다.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214억원(37.96%)이었으며 개인은 158억원(0.73%)에 그쳤다.
앞서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가 증시 변동성 완화와 시장 유동성 확대 효과를 불러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한국만 섣불리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공매도 규제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던 외국인 자금은 2008년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5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이 주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비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코스닥의 수익률은 코스피보다 좋았다”면서 “만약 이번에도 공매도 금지조치가 실시된다면 500선까지 하락한 코스닥의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