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해인 지난해 1조원대 연간 순익으로 성과를 거뒀지만 2007년 ‘1조 클럽’ 이후 11년 만에 이전 수준 손익회복에 그친 “잃어버린 11년”이라며 더욱 박차를 가해줄 것을 주문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데이터 퍼스트’를 외치며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 보험 부진고개 넘어…“올해 1.5조 순익” 기대
김광수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 1조2189억원의 순익을 달성했고, 올해 1분기도 4327억원의 양호한 순익 성적표로 출발했다. 1분기 순이익이 4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2년 농협금융 출범 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말 실적이 부진했던 보험 계열사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 1409억원의 순손실을 낸 농협생명은 올해 1분기 6억원 순익을 기록했고, 농협손보도 지난해 4분기 9억원 순손실을 벗어나 올해 1분기 20억원의 순익을 냈다.
하지만 김광수 회장은 오히려 고삐를 죌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21년은 농협금융 지주 출범 10주년이자 범농협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로 의미가 깊다.
올 1분기 경영실적 발표 후 김광수 회장은 “단기 실적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농협금융의 미래를 책임질 중장기 전략을 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ROA-ROE 개선 추세…글로벌 보폭 확대
김광수 회장은 취임 당시 개별 회사만의 수익극대화는 자칫 개별적으로는 이익이나 그룹 차원의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를 꺼내들고 범농협 협업 필요성을 제시했다.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해 나갔다. 실제 김광수 회장 취임 전인 2017년 0.23%였던 그룹 ROA는 2018년 0.3%, 2019년 1분기 0.41%로 차츰 개선되고 있다. ROE도 2017년 4.8%, 2018년 6.49%, 2019년 1분기 8.8%까지 상향됐다.
그동안 주요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고 초대형 금융투자(IB)사업자로 사업을 개시했다.
김광수 회장은 범농협 자금력과 NH투자증권의 IB 역량을 결집한 CIB(기업투자금융) 공동투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출사표를 냈던 부동산신탁업 인가는 받지 못했지만 잠재수익 역량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주 자회사로 NH농협리츠운용이 출범한 가운데 부동산신탁사 인수에 나서기보다 범농협이 보유한 유휴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힘을 싣고 있다.
또 국내 최초 출시한 농산업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농업 금융상품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광수 회장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 2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국내에서 해외사업 쪽으로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 데이터 전략가 키운다
김광수 회장은 “경험과 감(感)이 아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도 주력하고 있다.
앞서 주력사인 NH농협은행은 내부 사업부문인 카드 가맹점 정보 등 업무 별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2200만 유효고객 3년치 데이터를 ‘NH 빅스퀘어’에 통합해 활용하고 있다.
김광수 회장은 마이데이터(My Data) 산업 확대 등 정부의 금융혁신 기조에 맞춰 올해 계열사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2020년까지 데이터사이언티스트 1000명을 배출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산학 협력을 비롯해 SAS·R·파이썬 등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조직의 전략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자이자 전략가를 키우는 게 목표다. 김광수 회장은 올해 신입직원 공채 전체 과정에서 디지털 마인드와 역량을 검증하도록 인재 지침을 선언하기도 했다.
또 최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과 빅데이터 인재양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디지털전환 로드맵도 올해 9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지난 4월 2080㎡(약 630평) 규모로 출범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농협금융의 디지털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캠퍼스는 ‘디지털R&D센터’와 ‘NH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된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목표로 선정된 33개 입주기업은 200억원 규모 ‘NH-아주 디지털혁신 펀드’ 최우선 투자대상으로 검토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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