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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 ‘투자’ 정의선 ‘회복’ 구광모 ‘재편’

기사입력 : 2019-05-07 00:00

(최종수정 2019-05-0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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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불황 직격탄에도 ‘투자’ 확대

현대차, SUV·신차 공세…LG, 사업구조 정비

이재용·최태원 ‘투자’ 정의선 ‘회복’ 구광모 ‘재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쇼크’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과 SK는 미래 신사업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에 나선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1분기 실적 회복에도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하반기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진짜 ‘V자 반등’을 노린다.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회장은 사업별 실적 엇갈림 속에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잘되는 사업은 키우고 부진한 사업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사업 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 이재용 “비메모리 확실히 1등” 133조 투자 계획

삼성전자는 높은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에 발목 잡혔다. 삼성전자는 예고대로 2019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5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60.2%나 감소한 6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가 심화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80% 가까이를 담당할 만큼 비중이 크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줄었다.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55.6%에서 28.5%까지 급락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애플 부진 영향으로 영업적자 5600억원을,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IM부문은 갤럭시S10 등 출시에도 40% 감소한 2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가전(CE)부문만 영업익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린 5400억원으로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경영환경 변화를 반도체로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올초 주총에서 “어려운 한 해가 되겠지만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장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집중한다. 비메모리는 5G·AI·데이터센터·차량용 반도체 수요 등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달 24일과 30일 발표한 133조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재용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도 확실히 1등하겠다”고 말했다.

◇ 최태원 “포스트 반도체 찾자” 미래 투자 집중

SK그룹은 반도체·에너지·통신 등 3대 주력사업이 동시에 부진했다.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조7727억원, 영업익 1조3665억원으로 각각 22%, 69%씩 줄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도 영업이익이 반토막(53.5%)난 3311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7년부터 고유가 시대를 맞아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정유사업에서 지난 분기에 이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오는 7일 실적발표를 앞둔 SK텔레콤도 5G 관련 비용 등으로 부진한 성적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포스트 반도체’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이자 투자 전담사 SK㈜는 바이오·제약, 반도체소재, 셰일가스 G&P(채집 및 가공) 등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사업에서 26년만간 투자해 온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SK 첫 신약인 ‘솔리암페톨’이 미국 식품의약국 판매승인을 받은 상태다. 또 다른 신약 세노바메이트 역시 상업화 여부가 올 11월쯤 결정난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2025년꺼지 약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규모 100GWh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도 지난달 19일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정의선 “아직 멀었다” 만전 기해

올해 실적 ‘V자 반등’을 꿈꾸는 현대차그룹은 1분기 주력 계열사 성적이 일제히 상승하며 오랫만에 웃었다.

각 계열사별 영업이익은 현대차가 21.1% 상승한 8229억원을, 기아차는 94.4% 늘어난 6491억원, 현대모비스의 경우에는 9.8% 증가한 4937억원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자동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현대 코나·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등 SUV 중심 판매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며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V자 반등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이같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 급감한 기저효과라는 점과 중국 시장 부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당장 돌파구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급기야 현대기아차는 각각 중국1공장 가동 중단에 돌입하고 공장 폐쇄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향후 현대차그룹의 전망에 대해서는 하반기 긍정적인 신차 출시가 한차례 더 몰아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코나보다 작은 소형SUV ‘베뉴’는 20~30대 수요를 겨냥해 전세계에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첫 SUV로 기대가 집중된 GV80, G80 풀체인지가 연말께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하반기부터 K7 페이스리프트, 소형SUV SP2, 3세대 K3 등을 차례로 출시한다.

◇ 구광모, 핵심사업 고도화 속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사업별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가전·화장품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스마트폰 등에서는 부진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 감소한 14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8.7% 감소한 9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MC) 사업이 2035억원 영업손실로 16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지만, 한반도를 강타한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증한 생활가전(H&A)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30.5% 증가한 7276억원을 기록하며 버팀목이 됐다.

주력 계열사 성적도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13.5% 증가한 3221억원 영업익을 올린 반면 LG화학은 57.7% 감소한 275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한편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그동안 LG그룹은 내부 인화를 중시하며 다소 보수적 색깔이 강한 기업이었다면, 구 회장 취임이후 경영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사업재편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조명용 OLED 사업을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소재사업부 재편작업을 거친 LG화학도 LCD 소재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LG퓨얼셀시스템즈(연료전지),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하이엔텍(수처리) 매각 추진설도 이같은 맥락과 궤를 함께 한다. 대신 LG는 로봇·자율주행·AI·VR 등 신사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사시스템 변화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고과 C등급 이하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지난해 실적기록을 갱신한 가전·TV사업부는 최대 500%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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