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여신 심사를 쉽게 우회하는 방안들은 수출업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또 중소·중견기업 수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하는 1조원 규모 보증 상품도 무역보험공사에 신설해 시중은행이 수출채권 기반으로 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정책도 내놨다. 다음달 중 시중은행들과 협약을 거쳐 보증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측은 적극적인 수출금융에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담당자 면책이라는 '당근'도 제시했다.
우선 계약서만으로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하면 "여신 심사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각종 무역금융 사기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을 낀 대출에 대해서는 2014년 모뉴엘 사건이 언급됐다. 사기 대출 사태로 비화된 모뉴엘 사건 이후 실제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상품은 3조5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9000억원까지 위축됐다.
'실적 집계'에 대한 부담도 느끼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주기적으로 시중은행의 수출기업 관련 금융지원 실적을 집계할 텐데 앞선 '~금융' 사례들처럼 단순 숫자 경쟁만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3개월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수출에 정부는 무역금융 보강을 단기 처방책으로 주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불안한 수출 전망을 더하고 있는 형편이다.
수출기업 자금난, 신규 수출여력 축소 등을 풀어줘야 한다는 게 정부측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위험 대출 등을 지원할 때는 특별위원회 심사 등을 통해 실무 담당자의 부담을 해소하고 면책도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약 → 제작 → 선적 → 결제 등 수출 전 주기에 걸쳐 정책금융과 주요 시중은행이 총력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