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14일 “비은행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를 M&A에 나서기 위한 출자 여력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 출자 여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8600억원 수준이었으나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으로 7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자회사 출자 여력은 은행의 경우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되지만, 금융지주 체제에서는 자기자본의 130%로 대폭 늘어난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double leverage) 규제만 적용된다.
우선 우리금융은 올해 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분야부터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후 표준등급법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게 되면서 자산비율 관리 부담이 높다. 따라서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최소 1년간 대형 M&A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인수할 자산운용사 후보로는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이 언급된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전환 전부터 자산운용 M&A를 검토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올 상반기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증권 분야는 중대형 증권사에 공동 지분투자 하는 방법으로 M&A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손 회장은 “만약 올해 증권사를 인수하지 못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며 “일단 다른 회사와 같이 지분을 투자한 뒤 내부등급법 전환 문제를 해결해 지분비율이 높아지는 내년에 추가로 지분을 늘려 인수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증권 계열사는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빈자리로 남아 있다.
증권은 은행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KB금융이나 신한금융 등은 증권 계열사와 복합점포를 운영하면서 비용 절감 및 고액자산가 유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금융그룹 자회사를 제외하면 삼성증권이 후보로 거론된다. 삼성증권은 과거 수차례 돈 매각설을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뒀던 만큼 자기자본 기준 업계 3위 수준의 삼성증권이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과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 등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의 전통적인 강점인 자산관리(WM) 부문은 리테일 고객 수와 예탁금 증가로 2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은 7개의 복합점포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금융이 계열 종금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한 후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나온다. 종금사만으로는 은행과 협업 시너지를 내기에 부족한 만큼 우리금융은 현재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인수 후보로 언급되는 중소형 증권사는 골든브릿지증권·교보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SK증권 등이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서 DGB금융지주와 경쟁한 바 있다. 이후 유안타증권 인수를 검토했다가 가격에 대한 견해차로 계획을 접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내 손자회사로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가능한 한 올해 상반기에 지주사로 편입시킬 것”이라며 “우리종금은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수방식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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