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건설업종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 하반기부터 한국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의 해외수주 개선이 예상되고 남북경협 기대감 역시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4일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전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대출규제라고 할 수 있다”며 “투기세력의 시장진입을 막겠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대출규제 등이 강화된 강력한 규제가 발표됐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단기적으로는 서울 및 수도권의 과열 현상이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서울 중심부 신축 아파트의 부족이 시장 불안정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획기적인 공급대책이 동행돼야 장기적인 시장안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건설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종의 펀더멘털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8.2 대책, 9.5 후속조치, 10.24 가계부채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센티멘트까지 크게 훼손되며 업종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면서 “올해 주가 레벨이 높아진 상황에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9.13 부동산 대책의 규제 강도는 강한 수준이나 중장기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해외부실 감소에 따라서 대형건설사 이익률이 본격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건설업종 주가의 키 팩터(Key factor)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해외 발주시장 개선이 올 하반기부터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한국 EPC기업의 해외수주 역시 추세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북미 관계 개선 및 남북경협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대기 매수수요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을 제시했다.
그는 “이익 안정화와 발주시장의 추세적인 개선 가능성을 근거로 업종에 대한 긍정적(Positive) 의견을 유지하나 종목 선택은 실질적인 신규수주 확보를 통하여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는 기업에 집중돼야 한다”며 “풍부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한발 앞선 성장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올 하반기부터 정유 및 석유화학 파이프라인 증가가 기대되는 GS건설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서울 세종 전역과 부산 경기 등 집값이 급등한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와 전국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최고 3.2%로 중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했다. 세 부담 상한도 150%에서 300%로 올리기로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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