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과 정책대응'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지역 주택가격은 2013년을 기점으로 반등한 후 최근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유로지역 주택가격상승률은 2017년 2분기 3.7%, 3분기 3.9%, 4분기 4.3%, 2018년 1분기 4.5%로 오름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유로지역 부동산 시장 활황의 배경으로 한은은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 금융여건 완화, 지속된 수급불균형 등을 지목했다.
유로지역 주택대출금리인하도 주택구입시 차입금에 대한 상환 부담을 완화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ECB에 따르면 유로지역 주택대출금리는 2013년 말 2.8%, 2014년말 2.4%, 2015년말 2.0%, 2016년말 1.8%, 2017년말 1.7%, 2018년 4월말 1.6%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와 대출수요의 증가, 은행 간 경쟁심화, 위험인식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로지역 주택대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수급불균형도 불붙은 부동산 시장에 부채질을 했다. 동유럽 비회원국과 중동지역으로부터 이민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유로지역 인구도 늘어났다. 특히 스웨덴,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영국 등의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의 직접적인 수용 압력으로 작용했는데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수요에 적절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
한은은 유로지역 부동산 가격이 실물지표 개선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과대평가돼 위험 요소를 잠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CB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가운데 소득 및 집세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2015년부터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7년말을 기준으로 유로지역 주택가격은 경제기초여건을 반영한 균형가격을 약 6% 상회하며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약 40%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은은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이 이상과열돼 거품이 붕괴되면 상호작용을 통해 금융시스템 및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주택가격 붕괴를 동반한 경기침체는 통상적인 경기 침체보다 충격의 강도가 2~3배 크며 장기간 지속된다. 실제로 1960년부터 2007년까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신용경색을 수반한 경기침체기는 약 10분기, 주식가격 붕괴를 동반하면 12분기, 주택가격 붕괴시에는 경기침체가 18분기까지 지속됐다.
이에 관해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유로지역에서 규제 움직임에도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계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관련해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이 우리나라나 유럽이나 미국, 글로벌 위기에 많이 떨어졌다가 경제가 안정을 찾으면서 리바운딩하는 차원에서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많이 오른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나라는 지방은 침체돼 있고 수도권은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투기적인 접근을 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조절하기 위해 은행권을 조이는 것이 풍선효과로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 신용대출,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경배 기자 pk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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