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승주 고려대학교 교수] “블록체인 원천기술 확보 필요”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안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짝퉁기술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한국은 블록체인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5월 28일 오후2시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8 한국금융 미래포럼 : 블록체인-핀테크 생태계 선도전략과 과제’ 패널토론에서 한국 블록체인이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블록체인이 탈중앙화, 수평성, 모든 국경을 허무는 만큼 치열해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져야해서다.

김승주 교수는 한국의 블록체인 발전 가능성을 인터넷 사업에서 찾는다. 그는 한국처럼 인터넷 뱅킹이 활발한 나라는 없으며, 국민들의 인터넷 활용도가 높다고 진단한다.

이런 민족성으로 블록체인도 충분히 활성화 될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외국에서 한국이 인터넷 뱅킹으로 몇천만원씩 계좌 이체를 하는걸 보고 외국 보안 관련 교수가 어떻게 믿고 하는것이냐고 놀라워한다”며 “그만큼 우리나라 민족성은 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ICT 산업이 발전하는 등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의 ICO는새로운 기회라고 지적한다.

김승주 교수는 “ICO의 장점은 국경 없는 투자”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인터넷 강점과 ICO가 시너지를 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가능성, 잠재성이 뛰어나지만 블록체인 원천기술력은 아쉽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 사업자들이 내놓은 기술을 살펴보면 이미 외국에 있던 기술이 많다”며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원천기술이 확보되면 한국도 사이버 영토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신규 서비스를 만들면 국경 제약없이 사이버 영토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슬로우 페이먼트’라고 정의한다.

김승주 교수는 “길이가 제일 긴 라인이 옳다고 판단되는 장부인데 뒤에 6개 정도는 줄을 서야 한다”며 “6개 블록이 연결되려면 1시간이 걸리고 장부 하나가 옳다고 판단되는게 1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속도 단축 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결제속도 단축 기술은 블록체인 탈중앙화를 훼손시키며, 이를 블록체인에 접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주 교수는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은 중앙집중화된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에 비해 생성 시간이 오래 걸려 암호화폐 사용기록을 적시한 장부(블록)는 10분마다 1페이지 씩 만들어지고 장부 1페이지가 일렬로 연결된다”며 “최근 기술 개발로 결제 속도가 많이 단축됐지만 속도를 단축시킨 기술들은 탈중앙화를 훼손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굳이 블록체인을 가져올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위원장의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질의에 김승주 교수는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방향성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사고 발생 시 정부에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 정부가 선제적으로 기준점을 정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승주 교수는 “외국의 페이팔 사용자에게 안전하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안전하지 않지만 페이팔은 사고가 나면 모두 손해배상을 해주는 구조”라며 “우리나라는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에게 비판의 화살이 쏟아져 법에 각종 규제조항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암호화폐가 거래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작년 말 독일에서 비트코인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해보니 3~5년 안에 블록체인이 확산품이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만약 나오면 금융쪽에서 나온다는 이야기가 다수”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