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는 만큼 또다시 공회전을 거듭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1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는 지난해 5월 정부입법으로 제출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과 4건의 의원입법을 포함해 총 5개의 금소법안이 계류 중이다.
정부 제출 금소법안을 보면 △투자성 상품 등 금융상품의 유형 분류 △금융상품 자문업자 등록 근거 마련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주요사항 설명의무 △금융소비자의 입증책임 부담 완화 △금융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확대 등 판매규제 강화 △위법한 금융상품 판매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의 경우 개별 업권 별로 적용되면서 유사한 상품인데도 다른 규제가 적용될 수 있어서다. 이로인해 일부 업권에서는 규제 공백에 따른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한 사후적 구제제도가 존재하기는 하나 분쟁조정제도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꼽힌다. 또 개별 법령으로 흩어져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중장기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토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완전 판매에 대한 입증 책임이 강화되는 내용이라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에서 판매인 관리에 초점을 맞춰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감독체계 개편은 변수
금융위원회는 연내 금소법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금소법을 조속히 제정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 요청을 지속해 왔다.
국내에서는 아직 기본법 제정조차 되지 않았으나 금소법은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금소법이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정부와 여야 의원들이 금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6년동안 발의와 폐기를 반복한 이유다.
앞서 19대 국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치와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 끝에 결국 폐기된 바 있다.
현재 계류 중인 5개 금소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법안심사 소위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이번 금소법 제정안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관련 문제를 아예 빼고 소비자 보호 이슈에 집중하는 방편을 택했다.
현재의 금융감독체계를 유지하면서 금소원 설립 등 조직개편과 관련된 사항은 국회 논의로 확정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4개의 의원 발의안 중 최운열·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금소법안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슈가 포함돼 있어 정부안과 조율이 필요하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금소법 제정 이전이라도 금융소비자 보호에 보다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기한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전정보→상품판매 및 이용→사후구제 등 금융상품 관련 단계별로 종합적인 소비자보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우선 분야로는 보험이 꼽혔다. 불완전판매를 막고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보험광고부터 모집·계약체결,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지급 등 전 단계를 소비자 입장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금소법안에 근거가 마련돼 있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의 경우 평가결과를 단순히 공표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경영실태평가’처럼 평가결과에 따라 제재 조치도 강구키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평가결과에 따라 소비자보호에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업무 추가, 자회사 편입 등 인가 때 페널티를 주거나 매우 미흡한 경우 판매제한 등 일부 영업을 정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