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정세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2018 남북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만날 용의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방남했고, 이 자리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할 김정은의 친서를 가지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대북특사단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약 4시간 동안 실무회담과 만찬을 가졌다. 회담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전해져 특사단 방북의 결과가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북한 측에서도 회담 장면을 긍정적인 논조로 선전하는 기록 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례적인 신호들이 연출됐다.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정의용 실장은 3월 6일 저녁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2018년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진다고 발표했다.
◇ 김정은 위원장 평화 무드에서 ‘신중’ vs ‘환영’ 여론 분분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까지 무력 도발을 일삼았던 것과는 달리 급작스러운 평화 무드를 연출하는 것을 두고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이전 정부와 맺었던 실무회담에서 정한 협정을 일방적으로 무효화시키거나 연락망을 끊는 등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측에서는 올해 북한의 행보가 지금까지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북한이 먼저 남북회담을 제안한 것은 물론, 강경파인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 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직접 언급한 점, 남북간 핫라인 연결과 문화공연 교류 등 전에 없던 실천적 의지가 드러난다는 점,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점 등도 전에 없었던 새로운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처럼 평화 무드에 나선 이유로 미국과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렸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됐다"며,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2013년 3월 당 중앙위 제6기 2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병진 노선을 5년 만에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한데, 북한이 남한·미국 등과 회담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점 역시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선 총 3개의 '결정서'가 채택됐다. 첫 번째는 '병진 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 두 번째는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하여', 세 번째는 '과학 교육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하여'다. 이를 고려할 때 북한의 노선이 핵병기를 이용한 무력시위에서 경제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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