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은 오는 12일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의 채용과정 추가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20일까지, 카드・캐피탈은 18일까지 금감원 직원이 파견돼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금융 계열사 중 채용된 자녀 수 및 부모인 임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임원의 자녀 15명은 신한은행에서 현재 근무 중이며, 5명은 퇴사했다. 또 신한은행 전직 임원은 행장 2명, 부행장 2명, 본부장 3명, 상임감사 1명으로 총 8명, 현직 임원은 본부장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채용절차 추가 검사의 핵심은 채용대행업체에 미리 신한금융 임원 가족정보 등을 넘기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날 보도된 신한금융 전직 임원의 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채용대행업체에 사전에 가족 정보를 넘겨주며, 임원 자녀가 지원 시 대행사가 이들을 합격으로 표기해 본사에 전달, 본사는 이들을 별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블라인드 채용 과정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외부업체에 임원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외부업체가 1차 서류전형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류전형 정성평가는 본사 인사팀이 담당하며 외주업체는 정량평가의 일부만 맡는다"면서 "학점, 자소서 분량 등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주면 외주업체가 가이드라인에 맞게 걸러내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임원 자녀라는 꼬리표를 얻어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더라도 2차 관문인 블라인드 면접을 통과하긴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차 면접은 차장・과장이 들어간다. 이때 임원 자녀를 거르라는 지시를 차과장에게 내릴 수가 없다. 이들이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퇴사하고 이 사실을 유출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안고 그런 지시를 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이 이날 신한금융 채용 프로세스 추가 검사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배경에는 김기식 원장의 지시가 있었다. 전날 신한금융 가족 채용비리 시비가 재차 논란이 되자 금감원은 이미 조사를 끝냈으며 새로울 것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어제자 보도에서 문제제기가 들어와 검사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며 "채용비리 신고센터에 제보가 접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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