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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건강관리서비스 강화 위해 그레이존 해소 방안 마련해야”

기사입력 : 2018-03-28 17:15

(최종수정 2018-03-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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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와 그레이존 해소 방안 심포지엄 패널 토의 현장/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와 그레이존 해소 방안 심포지엄 패널 토의 현장/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만성질환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질병치료가 아닌 예방에 초점을 맞춘 ‘건강관리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그레이존 해소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방안도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와 그레이존 해소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는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자로 나섰다.

가장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만성질환에 따른 질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한 투자자가 더 효율적"이라며 당뇨 예방 프로그램 도입 시 비용 대비 의료비 절감과 소득 증대 효과가 크다는 정량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홍 교수가 당뇨위험군으로 분류되는 25~69세 780만 명을 대상으로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한 결과, 연간 17% 정도 당뇨 환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의료비 절감 효과를 분석하면 5년 후 1480억 원, 10년 후 2850억 원, 20년 후 4520억 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나아가 이러한 건강관리 및 질병예방 프로그램은 당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도 확장 적용이 가능해 경제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홍 교수는 건강관리서비스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응 및 서비스 참여와 유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공공-민간 부문의 협력을 통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함께 높이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태현 연세대 교수 역시 '만성질환 관리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주제로,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심뇌혈관질환을 토대로 한 건강관리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40세 심뇌혈관 환자가 남녀 평균적으로 38년을 생존한다고 볼 경우, 생애 총 진료비로 약 800만 원을 지출하며, 본인부담금은 약 270만 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심뇌혈관질환에 대해 혈압 감소, 당뇨 조절, 금연, 총 콜레스테롤 감소 등의 요인을 복합적으로 관리할 경우 최대 20% 가량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 교수 역시 심뇌혈관질환만이 아닌 다른 만성질환에도 이러한 효과가 확대된다면 개인적, 사회적인 의료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그레이존 해소제도'를 소개했다.

양 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레이존’이란 법령 접촉 여부가 불분명한 회색지대를 말한다. 양 연구위원은 국내 건강관리서비스 현황이 지지부진한 원인에 대해 ‘그레이존’으로 인해 사업자의 시장 진출 및 시장 규모 확대가 저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의 정의’ 규정이 부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한 간이 진단 등이 법적인 위험성을 지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일본의 사례에 주목했다. 일본은 그레이존 해소를 위해 사업자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 규제가 적용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사업소관 부처 장관을 경유해 해당 규제소관 부처 장관에게 확인하고 있다.

양 연구위원은 “이러한 제도를 통해 사업자의 낯선 규제기관 접촉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완화되어 사업 접근성이 높아지고, 신속한 처리로 사업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지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이를 시사점으로 삼아 개인정보수집 등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 날 패널토의 토론자 가운데 유일한 정부 관계자로 참석한 금융위원회 하주식 보험과 과장은 “의료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어느 한 쪽의 희생이 강요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관련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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