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1일(현지시간) 미국 연준(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p(포인트) 올리면서 10년7개월 만에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됐다.
예상된 금리인상과 올해 3회 인상 전망 경로를 유지하면서 당장 시장 불안을 키우진 않게 됐지만, ‘4회 인상론’도 힘을 실었던 것으로 집계돼 한국은행이 금리 결정에 고민이 커졌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의 정책금리 밴드가 1.50∼1.75%로, 한은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며 양국 금리가 역전된 점이다.
한미 금리 역전은 처음은 아니다. 최근으로는 앞서 2005년 8월부터 2년동안 미국 연준 정책금리는 한은 기준금리보다 높았던 시기가 있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점은 외국인 자본의 행보다. 그러나 앞서 2005년 8월~2007년 9월 사이 전체 자본 유출입은 순유입을 기록하며 급격한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은 바 있다.
이보다 한은의 금리 결정 운신의 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제로금리까지 내린 뒤 이번까지 여섯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물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실려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5%에서 2.7%로 0.2%p 올리기도 했다.
특히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를 3회 인상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내년 금리 경로는 2회 인상에서 3회 인상으로 올려 눈에 띈다.
향후 금리 경로를 체크해볼 수 있는 점도표(Dot Plots)를 보면, 전체 15명 연준위원 중 8명이 올해 세 차례 인상론을 내놨지만, 절반 가까운 7명은 네 차례 인상에 힘을 실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연준위원 금리 점도표(Dot plots) / 자료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식 홈페이지
시장에서도 FOMC 결과보다 점도표에 주목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채권 금리의 초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보다 연내 금리인상 전망 횟수“라고 말했다.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인상을 통해 보정하면서도, 국내 경기가 꺾이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가계부채의 이른바 ‘풍선효과’를 비롯, GM 군산공장 폐쇄, 조선업 구조조정 등이 우리 경제에 내재돼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은행 기준금리 변화. 한은은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올린 뒤 현재까지 동결중이다. / 자료= 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의미와 시사점' 리포트는 “내수 회복세 약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은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로인해 한은이 미국 금리뿐 아니라 대내외 요건을 반영해 금리 결정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도 연임을 위한 지난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금리도 충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한두 번 올리더라도 긴축이 아니다"면서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하면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성장과 자금 유출, 금융안정을 다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중 HSBC, Barclays가 이주열 총재 연임에 따라 기존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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