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국제 정세를 나타내는 외교 용어로 외교상 기피 인물을 의미한다.
황 회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딱히 무슨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이 시대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대적 분위기를 말하자면,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시는 분들과 제 가치관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4일로 2개월 남은 상황이다. 대략 일주일 전 임시총회가 개최돼 선거를 실시하고, 그 일주일 전 즈음 이사회를 열어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또한 건의사항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200%로 늘리는 방안이 통과됐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욕심이 많아 협회 임직원들을 많이 닦달하긴 했으나, 그렇게 고생할만한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통제장치가 이미 있는 것을 알기에 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건의한 것인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과 내 가치관이 다르다는 생각을 새삼 했다”며 “이런 것들을 경험하며 내가 현 시대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협회장 인사에 대해 특정 대기업 출신이 기업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서 회장으로 선임된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지주 CEO들에게도 직언을 했다. 이에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과,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타겟 대상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황 회장은 “그간 협회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지만 그것은 원래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기자 분들께는 참으로 많은 신세를 졌다”고 했다.
남은 자본시장 발전 30대 과제에 대해선 차기 회장이 잘 이끌어 주기를 부탁했다.
그는 “이건 2017년에 황영기가 추진하려 했던 작업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개선돼야 할 일”이라며 “황영기 혼자만의 업적이 아니라 공론의 장을 통해 이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토론해보자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떠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기자 분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한다”며 “여러분들의 지식과 필력을 통해 비판할 건 비판하고, 도와줄 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한 후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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