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기업은행은 차세대시스템과 관련 지난해 12월까지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제안요청서까지 발송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컨설팅 결과 발표 이후 아직까지 전혀 움직임이 없다. 이번 주에 열리는 정보화추진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지만 상황은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97년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그 동안 전산투자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지난 97년 신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컨설팅을 받고 ‘호건’ 패키지를 잠정적으로 결정한 후 갭분석까지 진행했지만 프로젝트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돈과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캡제미니언스트영를 통해 ISP컨설팅을 받기 전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었다. 반면 컨설팅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던 지난 12월부터 계획했던 일정과 방향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컨설팅을 통해 제안요청 대상업체의 윤곽을 그리려던 계획도, RFP 발송 일정도 틀어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차세대시스템과 관련된 부문에서는 사실상 컨설팅 결과가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기업은행측이 컨설팅 결과를 반영할 의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세대 패키지 선정을 위한 후보업체 결정은 전적으로 은행 고유의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컨설팅 내용과는 무관하게 대상업체가 선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번 주 열리는 정보화추진위원회를 통해 설 명절이후 제안요청서를 발송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지만 위원회의 결과는 아직도 유동적이다. 지금 당장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과는 별도로 프로젝트가 지연될수록 선택권을 가진 기업은행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경영진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라 하겠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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