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두나무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pbit D Conference, UDC) 2024'에서 세계적 명품그룹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의 경영진부터 도이치뱅크, DBS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산업에서의 이같은 블록체인 활용 사례와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장인정신에 투명성을 더하다
글로벌 럭셔리그룹 LVMH를 비롯한 주요 럭셔리 브랜드는 디지털화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33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AI(인공지능)와 블록체인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LVMH의 사샤 로월드 경영 고문은 블록체인이 명품산업에 가져온 혁신적 변화를 짚고, 2019년 LVMH가 프라다 등과 함께 설립한 아우라 컨소시엄(Aura Consortium)이 추진하는 제품 공급망 추적기술 등을 중심으로 명품산업 내 확대되고 있는 블록체인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아우라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DPP(Digital Product Passport·디지털 상품 여권) 솔루션 ‘아우라 사스(Aura SaaS)’는 제품의 제조 이력과 소유권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샤 로월드 고문은 “럭셔리 업계의 표준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약 5000만개의 제품이 아우라 컨소시엄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샤 로월드 고문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그는 "NFT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되어선 안된다"며 "NFT라는 새로운 기술과 수백년간 이어온 장인정신을 어떻게 조화롭게 융합할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도입 속도는 다소 신중하다. 사샤 로월드 고문도 아우라 컨소시엄 역시 아직 초기 단계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비용 편익 문제 등의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해외송금, 블록체인으로 '금융 혁신'
금융권의 블록체인 도입 관련, 클리어뱅크의 조니 프라이 디지털자산그룹 책임자는 "블록체인의 핵심은 투명성이며 이는 곧 신뢰"라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 분형 찬 아태지역 총괄은 “과거 200달러 해외송금에 30~50달러의 수수료와 수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10분 만에 무료로 가능하다"며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동 컴플라이언스까지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DBS은행은 이미 실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에비 튀니스 책임자는 "트레저리 토큰으로 24시간 기업 간 결제가 가능해졌고, 지원금 지급과 감사도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권도 변화하고 있다. 정재욱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종이 문서에서 전산원장, 이제는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원장으로 발전하며 투명성과 신뢰성이 강화됐다"며 "현재 7개 조각투자 업체의 상품을 하나은행 원큐 앱에 모두 연동했다"고 밝혔다.
조니 프라이 책임자는 "전 세계 기업의 95%, 한국 근로자의 80%가 중소기업"이라며 "블록체인으로 효율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이 직면한 블록체인 도입의 핵심 과제로는 '상호 운용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조니 프라이 책임자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시스템 간의 연계가 핵심 연구과제"라며 "디지털 신원 체계가 구축되면 상호 운용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 상무는 "상호 운용성은 지나치게 기술적인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다"며 "먼저 특정 시장에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주류 기술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도 증권형 토큰(STO)과 리테일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정 상무는 설명했다.
UDC는 2018년 두나무가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에 기여하고자 창설한 글로벌 컨퍼런스로, 올해까지 7년간 2만 6800명이 참가했다.
두나무 측은 "UDC 2024에서 공유된 혁신 사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청사진을 선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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