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처음 봤을 때 먹어보고 싶을까?”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 “한 번 먹은 사람이 다시 사러 올까?”
두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준비하다 보면 꽤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사람의 관심을 어떻게 끌 것인가에 가깝다. 무엇이 새롭고, 무엇이 눈에 띄며, 어떤 이야기가 사람을 매장 안으로 들어오게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K-Food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좋은 환경을 만났다.
K-Culture의 확산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첫 경험의 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과거에는 불고기나 김치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도 김밥과 떡볶이를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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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객은 다시 올 것인가
첫 구매에는 호기심이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구매부터 고객은 훨씬 현실적으로 판단한다.지난번 경험이 만족스러웠는지, 다시 그 가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음식과 서비스의 수준을 다음에도 기대할 수 있는지를 기억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 음식이라서’가 아니라 그 가게와 그 브랜드를 다시 선택할 이유가 있는지를 따지게 된다.
첫 구매가 시장의 관심을 보여준다면, 재구매는 그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면 된다.
재구매가 쌓이면 운영이 달라진다
외식업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달 새로운 고객을 계속 데려와야만 유지되는 매출과, 이미 경험한 고객이 반복해서 돌아오며 만들어지는 매출은 성격이 다르다.재구매가 쌓이기 시작하면 어느 요일에 고객이 몰리는지, 어떤 메뉴가 얼마나 팔리는지, 어느 정도의 식재료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조금씩 더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 그 차이는 주방과 매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식재료를 얼마나 주문할 것인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 어느 시간에 몇 명의 직원을 배치할 것인지가 달라진다. 재고와 폐기를 줄일 수 있고, 잘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도 조금 더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오차 하나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오차가 매일 반복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필요한 것보다 식재료를 조금 더 준비하고, 판매량보다 인력을 조금 더 배치하고, 반응이 약한 메뉴를 습관처럼 계속 생산하는 일이 하루하루 쌓이면 결국 사업의 수익구조에 큰 영향을 준다.
반대로 꾸준히 돌아오는 고객이 생기면 기업은 수요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구매와 생산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고, 공급업체와의 관계도 달라진다. 직원 교육이나 새로운 시스템에도 조금 더 긴 호흡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재구매를 단순한 마케팅 숫자로만 봐서는 안된다. 재구매가 쌓인다는 것은 고객이 다시 찾아온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업이 조금씩 예측 가능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반복해서 지키는 약속이다
브랜드라고 하면 이름이나 로고, 인테리어, 광고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필자도 사업을 시작한 초기에는 그런 요소들이 브랜드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식업을 오래 하다 보니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게 된다.브랜드는 결국 고객과 반복해서 지키는 약속에 더 가깝다. 지난달 맛있었던 음식이 이번 달에도 맛있어야 하고, 직원이 바뀌더라도 서비스의 기준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매장을 열더라도 기존 고객이 좋아했던 브랜드의 핵심은 그대로 느껴져야 한다.
브랜드는 마케팅팀만의 일이 아니다. 브랜드는 주방의 레시피에도 담겨 있고, 식재료를 고르는 기준에도 있다. 직원을 어떻게 교육하는지, 음식을 어떻게 포장하는지, 고객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 지에도 그 브랜드가 어떤 회사인지가 드러난다.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이유는 광고 문구 하나가 아니라 이런 작은 경험들이 계속 쌓인 결과일 때가 많다.
한 사람의 ‘손맛’을 조직이 반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게 한식 사업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인데, 그 시스템도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기업이 매번 같은 품질과 경험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어야 고객도 안심하고 다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K-Food 열풍 이후가 더 중요하다
지금 K-Food가 받고 있는 기회는 분명 크다.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덕분에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을 접하고 있다. 새로운 K-Food 브랜드가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문도 넓어졌다.
그러나 시장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 음식’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오랫동안 고객의 선택받기는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K-컬처를 통해 한 브랜드를 알게 됐더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문화가 아니라 그 브랜드 자체를 좋아해야 계속 찾게 된다.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음식을 먹고 싶다’가 되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한 번의 좋은 반응은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응이 다음 달에도, 그 다음 계절에도 이어지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새로운 매장을 열지, 새로운 상품에 투자할지, 다른 시장으로 확장할지를 판단할 때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반응보다 반복해서 선택되는 힘이 있는 지가 핵심이다. 그래서 요즘 새로운 브랜드와 메뉴를 준비하면서도 ‘얼마나 화제가 될까’보다 ‘얼마나 오래 선택될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K-컬처는 K-푸드 기업들에게 전에 없던 큰 문을 열어 주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문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 번 들어오는 지만은 아닐 것이다.
한 번 들어온 고객이 왜 다시 돌아오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떻게 계속 이어질 수 있는지를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다.
문화는 첫 구매를 만들 수 있지만 반복되는 매출을 만드는 것은 결국 브랜드다.
조아라 뉴욕 외식·F&B 기업 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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