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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진 안전성 공방…“가교시험 필수” vs “제도권 편입 우선” [2026 국감]

기사입력 : 2026-10-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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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부작용 22배 폭증 사전 엄격 검증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인종 차이 없어, 제도권 편입”

(왼쪽부터)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사진=국회방송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식약처가 한국인 대상 가교시험(국내 임상) 생략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국회에서는 해외 부작용 데이터와 일본의 허가 사례를 근거로 식약처의 심사 기준을 두고 견제가 이어졌다.

“美 EPPC 데이터상 부작용 10.93%”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 현장에서는 미프진의 실제 부작용 발생률과 국내 가교시험 진행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지난해 4월 미국 윤리공공정책센터(EPPC)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제시하며 식약처의 검토 방식에 대해 질의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미프진 처방 86만5000여 건의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약물 복용 후 45일 이내에 대상자의 10.93%가 패혈증, 중증 감염, 대량 출혈 등 중대한 이상 사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 식품의약국(FDA) 초기 승인 당시 제품 라벨에 표기된 부작용 비율(0.5% 미만)을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4월 미국 윤리공공정책센터(EPPC)가 발표한 미프진 처방 건의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연구 보고서. /사진=국회방송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4월 미국 윤리공공정책센터(EPPC)가 발표한 미프진 처방 건의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연구 보고서.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조 의원은 “미국 내에서 승인 요건에 대한 재검토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약처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검토 등을 이유로 가교시험을 생략하려는 방침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경우 미프진 도입 전 3년간 가교시험을 거쳤고 원외 약국 조제를 제한하며 병원 내 투여 및 배우자 동의 등 단서 조항을 두어 허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전 세계 임상 자료 및 외국 허가 사항상 인종이나 국가별로 특별한 이상 반응 차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해당 보고서에서 지적된 부작용 수치는 FDA가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관리 항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안과 관련이 있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실질 부작용 수치가 존재하는 만큼 배송 문제로 한정해 해석하기보다 식약처 차원의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재차 요구했다.

“사전 검증 필수” vs “음지 방치 해결”


양측은 미프진이 해외 직구·불법 유통 경로로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모았다. 다만 공식 허가를 추진하기 전 어느 수준까지 안전성 검증을 요구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오 처장은 “미프진은 패혈증, 출혈 등 이상 반응 우려가 존재하는 의약품”이라며 “국내에서 불법 경로를 통해 약물을 입수·복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만큼, 제도권 내 관리 체계를 마련해 안전성을 통제하고 피해 구제 기반을 갖추는 접근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구 및 불법 유통으로 인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식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반면 조 의원은 제도화 절차에 앞서 객관적인 데이터 검증과 안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연구에서 집계된 이상 사례 비율을 고려할 때, 충분한 검증 없이 허가가 이뤄질 경우 사후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제처 선 그었는데 강행” vs “내년 1분기 목표”


미프진의 국내 도입 관련 절차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행정적·제도적 경과를 거쳐왔다.

사진=현대약품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현대약품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이 2021년 3월 영국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관련 절차가 시작됐다. 심사 과정에서 가교시험 제출 필요성 여부와 투여·조제 범위 등 안전관리 체계를 둘러싼 이슈로 보완 기한이 연장된 끝에 현대약품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어 2023년 두 번째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재차 취하했고, 2024년 12월 세 번째 품목허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조 의원은 이 과정에서 법제처의 해석 변화도 문제 삼았다. 조 의원 발언에 따르면 법제처는 모자보건법 개정 전이라도 의약품 품목허가 검토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19일 추가 해석에서는 “의약품 수입 품목 허가는 해당 물품의 수입·유통을 허가하는 행정처분일 뿐 특정 임신중지 행위의 적법성을 결정하거나 지시하는 처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를 근거로 “법제처 역시 약물 수입 허가가 임신중지 행위의 적법성을 결정하는 처분은 아니라며 별개로 선을 그었다”며 식약처가 입법 공백 상황에서 기존 원칙을 깨고 무리하게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식약처는 지난달 확정된 정부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침에 따라 내년 1분기 내 도입을 목표로 심사 절차를 이어갈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식약처의 명확한 허가 가이드라인과 처방·조제 수칙 확립 여부가 향후 제약사들의 품목허가 심사 및 유통 계획 수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프진 도입 건은 품목허가 심사 외에도 처방 주체 설정,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연계, 사후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정책적 세부 기준이 병행돼야 하는 현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미프진 외에도 의료제품 및 의약품 안전 관리 체계 전반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사제로 피부에 직접 주입되는 스킨부스터 등 의료제품을 언급하며 엄격한 안전성 및 품질 관리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현행 인체조직법 체계만으로는 관리상 한계가 있다는 점에 공감해 현재 관리 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가 종료되는 대로 미용 목적 투여 등을 포함해 강화된 안전관리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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