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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배달앱 수수료, 얼마가 적정한가…상한제 놓고 엇갈린 셈법

기사입력 : 2026-09-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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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수수료 산정·비용 전가 놓고 논쟁
일률적 상한 땐 부작용 우려…대안은?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가 30일‘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열었다./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가 30일‘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열었다./사진=박슬기 기자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수료에 법정 상한을 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일률적인 가격 규제가 또 다른 비용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선다.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광고비와 배달비 등 성격이 다른 비용을 어디까지 규제 대상으로 볼 것인지도 쟁점이다.

30일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열고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플랫폼 수수료 논쟁의 중심에는 배달앱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발표한 ‘2026 온라인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플랫폼 입점 중소기업의 월평균 매출 대비 거래비용 부담률은 평균 21.7%로 나타났다. 플랫폼별로는 배달앱이 26.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온라인쇼핑몰 20.6%, 숙박앱 18.3% 순이었다.

다만 26.2%를 배달앱의 ‘수수료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사에서 거래비용은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광고비와 정보이용료 등 플랫폼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비용을 포괄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도 중기중앙회 조사 발표 이후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중개수수료와 판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광고·부가서비스 비용 등을 함께 계산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비용의 성격과 발생 구조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회에선 배달앱 수수료를 직접 규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 가운데 일부는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합산한 금액이 주문 매출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반면 일률적인 상한 대신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2024년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구성된 이후 12차례 논의를 거친 끝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거래액에 따른 차등수수료를 도입하게 된다. 기존 9.8%였던 중개수수료를 거래액 상위 35%에는 7.8%, 중위 35~80%에는 6.8%, 하위 20%에는 2.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상생요금제 시행 이후에도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올해 다시 사회적 대화가 진행됐지만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에 추가 인하 폭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자율적인 상생 방식에서 법정 상한제로 규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문제는 플랫폼 수수료의 ‘적정가격’을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토론에서도 플랫폼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양면시장’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이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입점업체 등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 한쪽 가격만 떼내 높고 낮음을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주용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수료는 양면시장 플랫폼이기 때문에 적정가격을 찾기가 어렵다”며 가격 상한을 설정하려면 적정한 가격 수준을 어떻게 산출할 것인지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가격 규제가 다른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 역시 쟁점이다. 중개수수료에 상한을 두더라도 플랫폼이 광고비나 배달비 등 다른 명목의 비용을 조정할 경우 입점업체가 체감하는 전체 부담이 충분히 줄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플랫폼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할인쿠폰·무료배달 등 혜택을 축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보호에 집중한 규제가 플랫폼의 손실을 키울 경우 소비자 혜택 감소나 서비스 품질 저하, 소비자에 대한 비용 전가로 연결될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플랫폼 비용과 소비자가격 사이의 연관성은 기존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이 민간 배달앱 이용 외식업주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중개수수료가 인상됐을 때 음식 가격이나 배달비를 올리거나 음식량을 줄였다고 응답한 비율이 49.4%였다. 광고비가 오른 경우에는 45.8%가 이 같은 대응을 했다고 답했다.

플랫폼 업계 역시 수수료 부담을 낮출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률적인 상한에는 반대하고 있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음식점의 비용 부담을 덜고 지속 가능한 업장을 만드는 데엔 업계도 공감한다”면서 “수수료 수준과 부과 방식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규제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개수수료와 결제비용, 광고비, 배달비 등은 발생 구조와 성격이 다른 만큼 이를 동일한 방식으로 규제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정부 역시 입점업체 부담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지만 가격 규제에 따른 부작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혜선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장은 “접수되는 플랫폼 관련 민원이나 제안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 문제 제기인 것이 사실”이라며 “수수료 문제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달라 시장에서 통용될 하나의 적정가격을 일반화하기 쉽지 않고, 규제가 소비자 전가나 다른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률적인 상한제보다 매출 규모에 따른 차등·우대수수료나 수수료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접적인 수수료 규제의 경우 플랫폼이 위탁거래나 직매입 등 다른 거래방식으로 이동하는 등 규제를 회피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개 거래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와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공개해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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