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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고…서울 부동산시장 관망세 짙어진다

기사입력 : 2026-09-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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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사진=주현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사진=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과 세제 부담, 추가 가격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움직임을 늦추는 모습이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24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1일 6만1026건과 비교하면 1만1374건, 18.6% 늘어난 규모다. 불과 넉 달도 지나지 않아 시장에 나온 매물이 1만건 이상 증가한 셈이다.

반면 실제 거래는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5월 8994건에서 6월 5313건으로 감소했다. 7월에는 5851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8월(9월28일자 기준)에는 3473건으로 다시 급감했다. 5월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61.4%에 달한다. 8월 거래량은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 거래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흐름 자체는 뚜렷하다.

매물이 늘었는데도 거래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가격을 유지하거나 높은 가격을 기대하는 반면, 매수자는 대출 부담과 향후 가격 움직임을 고려해 선뜻 계약에 나서지 않는 구조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흐름을 함께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자료를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93%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4.56%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거래만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가격과 거래량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거래가 시장 전체의 모든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줄어들면 시장에서 실제로 계약되는 매물이 일부에 그치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격 눈높이 차이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수도권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LTV와 DSR 등에 따라 다시 달라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후 주택가격에 따른 대출한도 차등화와 스트레스 금리 상향 등 대출 규제를 추가로 강화했고, 세제 변화와 금리 변수도 매수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고, 중저가 주택이 많은 비강남권으로 거래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확인해본 결과, 이달 서초구 서초동 소재 ‘현대슈퍼빌’ 전용 185.02㎡(70평형) 타입이 23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 30억원보다 7억원 하락했다. 이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 83.21㎡(33평형)는 32억2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 38억9500만원보다 6억7000만원 내리기도 했다.

비강남권에서는 성북구 돈암동 '구현대' 전용면적 79.90㎡(24평) 매물이 직전 거래보다 6억8480만원 오른 가격에 손바뀜됐다. 또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아침3단지' 전용면적 149.00㎡(45평) 매물은 기존 19억2000만원에서 24억3000만원에 손바뀜됐고, 성동구 상왕십리동 '텐즈힐(2단지)' 전용 84.95㎡(33평)는 직전 거래인 18억5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상승한 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자들이 계약을 미루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반면, 강북과 외곽에서는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과 매물 부족이 동시에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북구 삼양동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을 단순히 매도자 우위나 매수자 우위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매물은 늘었지만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과 매도자가 기대하는 가격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다시금 관망세로 접어드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에는 강남권이 주춤한 사이 비강남권을 주심으로 거래가 점쳐 늘어나는 국면”이라며 “최근 증가한 매물은 세금 압박이 본격화한 강넘권과 용산 등 초고가 주택이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전체 매매가격을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격대와지역, 매매와 전세가 서로 다른 속도와 논리로 움직이는 분절된 시장이 됐다. 게다가 거래가 받쳐주지 못하는 시장은 탄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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