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박수연 기자] 메타버스 열풍이 식은 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6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임금 동결을 둘러싼 창사 첫 파업까지 발생하며 경영 부담도 커졌다.
네이버는 2024년부터 2년간 네이버제트에 총 1000억 원을 빌려주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제트는 전 세계 4억 명 이상의 제페토 가입자와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49억 원, 영업손실 45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20년 188억 원에서 2021년 295억 원, 2022년 726억 원으로 늘어난 뒤 2023년 852억 원까지 확대됐다. 2024년에는 579억 원을 기록하며 손실폭을 다소 줄였으나 6년 연속 영업적자는 피하지 못했다.
네이버제트는 2020년 자본총계가 -178억 원을 기록한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잠식 규모가 -2773억 원까지 확대됐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네이버제트는 네이버로부터 2024년 600억 원을 장기 차입한 데 이어 지난해 400억 원을 추가 차입했다. 사업을 지속하는 배경으로는 제페토의 대규모 글로벌 이용자와 월드, 라이브, 스튜디오로 이어지는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추가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게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4억명' 수익화 기반…광고·라이브·가챠 강화
네이버제트는 기존 이용자 기반의 광고와 라이브, 인공지능(AI) 챗봇 등에서 이용자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제페토의 글로벌 누적 가입자는 4억 명을 넘어섰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1500만~2000만 명이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300만 명 이상이며, 제작 아이템은 2억5000만 개를 넘어섰다.
제페토는 지난 7일 엔비티의 리워드형 광고 서비스 '애디슨 오퍼월'을 캐나다와 프랑스에 오픈했다. 기존 한국과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을 포함하면 운영 국가는 총 7개국으로 늘었다.
오퍼월은 이용자가 광고 시청이나 앱 설치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가상재화 '젬(ZEM)'을 지급받는다. 이용자는 젬을 다시 아바타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국가별 이용자 특성과 소비 패턴에 맞춰 구성과 리워드 구조를 최적화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라이브에는 AI를 접목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제페토는 올해 1월 첫 공식 AI 스트리머 '나미'를 선보였다. 거대언어모델(LLM)과 실시간 음성 생성(TTS), 음성인식, 방송 화면 인식 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용자가 남긴 채팅을 실시간으로 읽고 답하며 음성 후원 메시지와 후원 선물에도 반응한다. 방송 화면을 인식해 시청자 아바타의 스타일에 대한 반응을 생성하며 즉각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AI 캐릭터를 기존 라이브의 후원·아이템 소비 구조에 직접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사람 스트리머와 달리 활동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24시간 운영할 수 있어 이용자의 소비와 체류시간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실제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지난해 제페토 라이브에서 활동한 스트리머 수는 전년 대비 126% 늘었다. 2025년 데뷔한 미국 스트리머 'Jinx'와 'Temo'는 첫해 각각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상위 스트리머 '냥(nyang)'과 '설이'의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20%, 94% 증가했다. 네이버제트는 캐릭터챗에서 누적 대화 230만 회를 기록한 구미호 캐릭터 '제야'를 AI 라이브 스트리머로 추가하는 등 캐릭터 수를 늘리고 있다.
공식 채용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제트는 현재 '제페토 라이브 운영', '제페토 샵 가챠 운영', '제페토 챗봇 QA', '제페토 광고 운영' 관련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수익화 속도 내야 하는데…노사 갈등 변수
다만,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네이버제트 사측은 지난 6월 열린 올해 5차 임금교섭에서 경영 상황을 이유로 임금 인상률 0%를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네이버 본사와 주요 계열사 수준인 5.3% 인상을 요구, 협상은 결렬됐다.
네이버제트 노조는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섰으며, 오는 23일에는 전일 파업을 예고했다. 이후 회사가 새로운 임금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18일부터 최대 닷새간 파업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차입금은 제페토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조달한 자금"이라며 "현재 메타버스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제페토는 여전히 대규모 MAU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페토가 보유한 AI 캐릭터와 아바타를 활용해 AI 챗봇 등 새로운 서비스를 확장하고,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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