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라는 든든한 캐시 플로어에도 지주사 구조적 할인, 오너가 분쟁, 낮은 자본효율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사업 구조 개편을 이끌던 조현범닫기
조현범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최근 일단락된 가운데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맞물린 저평가 해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주사 할인’ 저평가 늪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2분기 기준 PBR이 0.43배로 집계됐다. PBR은 기업 주가가 자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장부상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한국앤컴퍼니 PBR은 사업형 지주사 전환 이후 장기 저평가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2012년 한국타이어 투자 부문이 분리돼 출범했다. 이후 2021년 자동차 납축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아트라스BX 합병을 통해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됐다.
한국앤컴퍼니 PBR은 사업형 지주사로 전환된 2021년 0.40배를 기록한 뒤 2022년 0.34배, 2023년 0.37배, 2024년 0.36배로 매년 낮아졌다. 지난해 상법 개정 영향으로 발생한 재계 지주사 랠리 효과로 0.52배로 반등했지만, 올해 2분기 말 기준 0.43배로 다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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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는 타이어 사업 성장성에 투자할 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보다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 자산가치가 중복으로 계산되며, 시장에서는 한국앤컴퍼니에 상시 적게는 50% 많게는 60% 수준 할인율을 적용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타이어 시가총액은 8조2501억 원인 반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시가총액은 2조3449억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국앤컴퍼니의 비교적 소극적인 주주환원도 투자자들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배당 성향은 2021년 28.89%, 2022년 37.17%, 2023년 35.41%, 2024년 27.01%, 2025년 30.01%로 평균 30% 수준이다. 반면 배당 등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되는 이익잉여금은 같은 기간 2조2024억 원에서 3조484억 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0% 수준에서 관리 중이다.
시끄러운 오너가, 시장 신뢰 훼손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은 지주사 할인뿐만 아니라 두 차례에 걸친 오너가(家) 경영 분쟁, 조현범 회장 사법 리스크 등에도 기인한다.2020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보유 중인 지분 23.6%를 블록딜 형태로 장남 조현식 전 고문이 아닌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면서 승계 구도를 확정했다.
이에 조현식 전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반발하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이후 2023년 조현식 전 고문은 조현범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사이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대를 시도했다. 하지만 조현범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 우호 세력 덕분에 지분을 약 48%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조현식 전 고문은 두 차례 경영권 분쟁에서 모두 패하며 경영 일선에서도 물러났지만, 개인 지분 18.93%를 앞세워 이사회 안건에 대한 사실상 비토권을 행사하는 등 여전히 경영에 관여해 왔다.
조현식 전 고문은 지난해 조현범 회장이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소액주주 등을 규합해 동생 조현범 회장을 압박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소액주주 연대와 이사회 영향력 행사를 위한 물밑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조현범 회장은 가족 간 갈등이 이사회에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다만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고 지분 약 48%를 보유하는 등 지배력은 여전하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전 고문 간 경영권 분쟁 이슈가 수시로 노출됐고, 이는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 이탈을 부추겼다”며 “작년 조현범 회장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며 기업 투명성에 대한 시장 신뢰를 훼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아온 조현범, 저평가 해소 기대
조현범 회장이 지난달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한국앤컴퍼니를 누르던 오너 리스크는 일단락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사내 AX(AI 전환) 전략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경영 복귀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특히 그룹 AX 전환은 조현범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주요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그룹 AX를 주도해 온 조현범 회장이 가석방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도 AX 관련 현황을 가장 먼저 점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조현범 회장이 추진한 그룹 사업 다각화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현범 회장은 국내 열관리 솔루션 1위 한온시스템 인수하며 ‘배터리(한국앤컴퍼니)–타이어(한국타이어)–열관리(한온시스템)’로 이어지는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해 왔다.
특히 한국앤컴퍼니는 핵심 캐시카우인 한국타이어 덕분에 든든한 곳간 상태를 유지하지만, 자본효율성(ROE)은 매년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 ROE는 기업이 주주 돈인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일반적으로 15% 이상부터 효율성이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한국앤컴퍼니 ROE는 2021년 5.53%, 2022년 4.37%, 2023년 4.76%, 2024년 8.28%, 2025년 7.52%로 사업형 지주사 전환 이후 단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ROE는 8.27%로 집계됐다.
조현범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한국앤컴퍼니의 롯데렌탈 경영권 인수 검토 소식도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자본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한국앤컴퍼니는 2024년 창립 이래 최초로 중간 배당을 하는 등 주주환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3년간 배당 성향을 35% 이상으로 확대·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책임경영 강화와 대형 사업 추진 수습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순자산 규모 대비 창출하는 당기순이익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주 소각 등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해야만 만성적인 저평가 해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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