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난해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1년간 추진 성과를 점검했다.
정부에 따르면 2025년 9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하던 보이스피싱 범죄는 같은 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만900건에서 1만2554건으로 39.9% 줄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1조1137억원에서 6324억원으로 43.2% 감소했다.
특히 올해 7월에는 발생 건수가 전년 같은 달 2368건에서 907건으로 61.7% 급감했고, 피해액 역시 1345억원에서 337억원으로 74.9% 줄었다.
정부는 이 같은 감소세가 보이스피싱 대응의 패러다임을 ‘사후 수습’에서 ‘선제 예방·차단’으로 전환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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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대응도 크게 빨라졌다. 통합대응단 출범 이전에는 평일 주간에만 신고 접수가 가능했고 응대율도 60% 수준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24시간 365일 신고 접수가 가능하며 응대율도 9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의 수·발신 기능을 7일간 정지하는 ‘긴급차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범행 전화번호를 이용 중지하는 데 평균 2~3일이 걸렸지만, 긴급차단 제도를 통해 차단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했다.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차단된 전화번호는 11만5088건에 달한다.
수사와 단속도 강화됐다. 경찰은 피싱 범죄 사건을 시도경찰청으로 이관해 집중 수사하고 지난해 9월부터 특별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올해 7월까지 피싱 범죄 피의자 3만8577명을 검거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18.4% 증가한 규모다.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범행수단을 생성·공급한 혐의자도 1만6917명을 적발했다.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국제공조도 강화됐다. 경찰청은 개별 국가에 공조를 요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국제공조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대응체계를 바꿨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코리아전담반’을 운영해 스캠 범죄 피의자 217명을 검거하고 피해자 8명을 구출했다. 캄보디아 국외도피사범 137명을 전세기로 강제 송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주변 국가로 범죄 거점이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인근 주요국과 합동 검거작전을 벌여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스캠 조직원 40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74명을 송환했다.
AI를 활용한 선제적 예방도 본격화됐다. 정부는 악성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 접속을 차단하고, 위·변조된 무효번호가 발송되는 문자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드로이드폰에는 악성 앱 설치를 자동 차단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적용했으며, 삼성전자 단말기와 이동통신 3사의 전화 앱에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탐지하고 경고하는 기능도 기본 제공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통신·수사기관의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AI 플랫폼이 구축됐다.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총 46만3000건의 의심정보가 공유됐으며, 이를 통해 663억6000만원의 자금 편취를 사전에 차단했다.
법·제도 개선도 병행됐다. 불법스팸 관련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범죄수익 몰수·추징 근거가 마련됐고, 대포폰 개통·유통 및 발신번호 변작을 막기 위한 제도도 강화됐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구제 기반도 마련됐다. 정부는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회사와 같은 수준의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구제 의무를 부과하고 피해자산의 범위를 기존 금전에서 가상자산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범죄수익 환수 역시 강화된다.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 국가가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유죄판결이나 피의자의 신병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수익 자체를 몰수·추징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도 도입됐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투자 리딩방, 로맨스 스캠, 노쇼 사기 등 신종 사기에도 대응이 강화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경찰청과 협력해 신종 스캠 의심계좌에 대한 거래정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난 6월 30일부터 8월 21일까지 금융회사가 임시조치한 신종 스캠 신고는 6914건이며, 이 가운데 5018건은 강화된 고객확인 대상에 포함돼 거래가 정지됐다.
SNS를 통한 범죄 차단도 성과를 내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들어 범죄에 악용된 SNS 계정 5만3000여개를 차단하고, 범죄 노출 위험이 있는 피해 우려자에게 5만1000여건의 위험 알림 메시지를 발송했다.
민간과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기관은 보이스피싱 예방 콘텐츠 제작과 고령층 대상 AI 전화 예방교육, 지역사회 금융사기 예방관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대상으로 경제·심리·법률 상담을 한 번에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제도도 시행돼 지난 6월 이후 118건의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대응체계를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신종 스캠 범죄에 대한 대응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년간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대응 체계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현장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안착시키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범정부 TF를 통해 축적한 협업 성과가 보이스피싱을 넘어 다른 범죄 분야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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