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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믿고 소주 뛰어든 오비맥주…‘찰랑’, 주류 침체 뚫어낼까

기사입력 : 2026-09-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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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다각화 위해 제로 슈거 소주로 출격
카스 유통망 활용…유흥 채널부터 공략
‘역성장 늪’ 소주 시장…출혈 경쟁 불가피

오비맥주 소주 '찰랑' /사진=오비맥주이미지 확대보기
오비맥주 소주 '찰랑' /사진=오비맥주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오비맥주가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앞세워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익 체력과 현금창출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카드로 풀이된다. ‘카스’로 다져놓은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지만, 소주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 캐시카우 필요한 오비맥주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정식 출시한다. 찰랑은 제주 동부의 화산암반수를 사용하고 용암해수소금을 첨가해 만든 알코올 도수 15도의 저도주다. 전량 오비맥주 제주공장(전신 제주소주)에서 생산되며, 출시 초기에는 마트나 편의점 등 가정 채널 대신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지역의 식당, 주점 등 유흥 채널을 중심으로 우선 판매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소주 시장 진출 배경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K-컬처 확산을 꼽았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찰랑 소주 출시는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100년 가까이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선도해 온 대표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주와 K-컬처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이번 소주 시장 진출을 두고 주력 사업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진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고 기존 주요 브랜드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 신규 브랜드가 점유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오비맥주는 카스를 통해 구축한 유통·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찰랑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조7785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컸다.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 및 물류비가 7178억 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4.1%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65억 원으로 5.4% 감소했다. 순이익은 33.9% 줄며 1594억 원에 그쳤다.

수익성 감소와 함께 현금창출력도 둔화했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757억 원으로 전년보다 36.0% 줄었다. 특히 일상적인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의 변동 부문이 직전 연도 461억 원 유입에서 지난해 781억 원 유출로 적자 전환하며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력인 맥주 사업의 성장과 현금창출력이 둔화되면서 소주라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년째 쪼그라든 소주 시장 ‘카스’로 뚫을까

맥주 사업의 한계는 뚜렷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7823㎘에서 2023년 168만7101㎘, 2024년 163만7210㎘, 지난해 151만8931㎘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문제는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소주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6445㎘에서 2023년 84만9127㎘, 2024년 82만451㎘, 지난해 79만7523㎘를 기록, 맥주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년 동안 약 8%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에는 80만㎘ 선마저 무너졌다.

이처럼 불리한 시장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오비맥주는 신제품 찰랑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자사의 맥주 ‘카스’의 전국 도매 유통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카스 유통망이 오비맥주가 기대하는 만큼 큰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는 일선 식당의 주류 냉장고 공간이 꼽힌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카스를 발판으로 찰랑을 식당에 입점시키는 과정이 순탄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식당은 주류 냉장고를 1~2개 정도만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참이슬·진로·처음처럼·새로 등 주요 브랜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찰랑이 추가로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주 시장의 소비 관성도 신규 브랜드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이 관계자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소주 브랜드별 맛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다”며 “결국 평소 마시던 제품을 계속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프로모션을 통해 호기심 수요를 끌어낼 수는 있겠지만 이를 장기적인 소비 창출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비맥주가 주력인 맥주 사업과 함께 소주까지 관리해야 하는 만큼 한정된 인력과 비용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카스는 맥주만 신경 쓰면 됐는데, 이제는 소주까지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찰랑을 낸다고 해서 오비맥주가 영업사원들을 한꺼번에 많이 뽑지는 않을 테니, 한정된 자원으로 두 주종을 챙기다 보면 자연스레 영업과 마케팅 역량이 분산될 수 있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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