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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전북 진출 박차···김기홍號 JB금융, 사업 확대·AX로 '맞대응' [지방금융 안방이 흔들린다①]

기사입력 : 2026-08-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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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전북 제3 금융중심지 연내 결론…KB·신한·하나·우리 거점 마련
4대銀 퇴직연금 199.6조 vs 광주銀 2.1조…판매력·규모 격차 뚜렷
JB금융 '안방 수성'만으론 부족…IB·WM·비은행 경쟁력 강화 시험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53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평가방안에 대한 보고·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53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평가방안에 대한 보고·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가 전북을 서울·부산에 이은 제3 금융중심지로 추가 지정하는 절차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도 잇달아 전북혁신도시에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전북 금융시장은 전북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JB금융그룹의 전통적인 안방으로 인식돼 왔다. 4대금융그룹의 진출이 당장 전북은행의 예·적금과 가계대출 고객을 놓고 4대 은행과 전면전이 벌어지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 4대 금융의 전북 진출은 국민연금과 연계한 자본시장·자산운용 기능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문제는 이 거점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스타트업 투자, 지역 인재 채용 등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중심지 지정까지 현실화될 경우 JB금융으로서는 기존 '지역 대표 금융사'라는 지위를 넘어 자본시장과 종합금융 역량까지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전북 '제3 금융중심지' 연내 결론…9년 만에 추가 지정 논의 본궤도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논의 타임라인이미지 확대보기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논의 타임라인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제53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를 열고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평가방안'을 확정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 1월29일 금융위에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을 제출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금융위는 2~4월 연구용역 공모를 거쳐 5월 연구수행기관을 선정했다. 연구기관은 경제·금융·법률 전문가 12명을 총괄·금융·개발 등 3개 분과 평가단으로 구성했다.

향후 국제 금융중심지로의 발전 가능성과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 가능성, 경영·교육·생활환경, 전문인력 확보 여건, 개발계획의 현실성, 국민·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등을 따져 3~4분기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실시한다.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연내 지정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당국이 추진하는 것은 기존 서울·부산 금융중심지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을 추가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금융위가 함께 마련한 2026~2028년 제7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서도 금융산업 혁신과 글로벌 금융인프라 구축, 자본시장 활성화·자산운용산업 고도화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전북이 새로 지정될 경우 국민연금을 축으로 한 자산운용 특화 모델을 얼마나 현실적인 산업 생태계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KB 350명·신한 300명·하나 150명…4대금융, 전북에 '미니 본점’

4대 금융지주의 전북혁신도시 내 거점마련 현황이미지 확대보기
4대 금융지주의 전북혁신도시 내 거점마련 현황

과거와 달라진 점은 지정 여부를 평가하기도 전에 주요 금융그룹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라는 대형 기관투자가가 전주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수탁은행 등 관련 금융회사의 현장 조직을 집적하려는 움직임이 올해 들어 뚜렷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지난 7월 전북혁신도시에 '전북 KB금융타운'을 열었다.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를 모으고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와 KB증권 전주 CIB센터, 은행·증권 복합점포 등을 배치했다. 현지 채용 인력을 포함해 약 350명이 근무하는 규모다. KB골든라이프센터와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조직까지 함께 두면서 자산운용을 넘어 리테일과 지역금융까지 접점을 넓혔다.

신한금융은 아예 전북을 그룹의 자본시장·자산운용 허브 가운데 하나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신한자산운용·신한펀드파트너스 등 현재 전주에서 근무하는 인력 130여명을 단계적으로 300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주사무소를 냈고, 신한투자증권도 국민연금공단사무소를 별도로 열어 위탁운용사 대응과 리서치·기관영업 지원을 강화했다.

하나금융은 약 150명 규모의 '하나금융 자본시장 One-Roof 센터' 구축에 나섰다. 자산운용과 대체투자운용, 증권, 하나은행 수탁영업 등 자본시장 관련 기능을 한 공간에 집적하고 국민연금 연계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하나손해보험 호남권 콜센터의 이전도 추진하면서 금융전문인력뿐 아니라 고객지원 기능까지 전북혁신도시로 모으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전북 우리WON금융타운'을 열며 4대 금융의 전북 거점 구축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자산운용 전주사무소와 우리은행 연기금고객부·자산수탁부 등을 배치하고 국민연금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기업금융 특화채널인 'NPS전북BIZ프라임센터'를 통해 올해 6월 말까지 전북 기업에 1860억원을 지원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기업금융 공급 규모를 약 1조6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대 금융의 움직임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북 진출의 목적이 국민연금 대응 조직 설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와 증권, 수탁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기업금융과 벤처투자, 복합점포, WM, 소상공인 지원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따라 내려온 금융 인프라가 결국 지역 내 기업과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종합금융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KB가 복합점포와 CIB·시니어 조직을 함께 배치하고 우리금융이 전북 기업에 직접 여신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대표' JB금융도 수성전…비은행 틈새시장 모색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 = JB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 = JB금융지주

이 같은 변화는 기존 터줏대감이던 JB금융에도 적지 않은 변수다. JB금융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전북은행은 오랜 기간 전북지역 기업·소상공인과 지방자치단체 등을 기반으로 관계형 금융을 구축해왔다. 지역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영업환경과 거래관계 등을 장기간 축적해왔다는 점은 대형 시중은행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당장 JB금융이 수익성이나 경영체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JB금융은 올해 상반기 3857억원의 지배지분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2분기 기준 ROE도 13.0%에 달했다. 전북은행도 2분기 54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규모에서는 4대 금융과 큰 차이가 있지만 높은 자본효율성을 앞세운 '강소 금융그룹'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JB금융이 택한 대응 방식도 단순한 '안방 지키기'와는 거리가 있다.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질적 성장과 외국인·전략여신 시장 확대, IB 역량 강화, 전사적 AX를 제시했다. 전북·광주라는 제한된 시장 안에서 4대 금융과 자산 규모 경쟁을 벌이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틈새시장과 비은행·해외 사업, 디지털 역량을 키워 성장 지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외에도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 JB인베스트먼트를 두고 있으며 캄보디아·베트남 등 해외 금융사업도 확대해왔다. 국내 영업점 역시 전북은행 83곳, 광주은행 119곳을 두고 있어 지역 밀착 네트워크 자체는 여전히 강점이다.

JB금융 한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내려오더라도 기존에 쌓았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당장의 위협으로 느끼지는 않고 있다”며 차별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2026년 상반기 기준 4대은행 및 광주은행 퇴직연금 적립액 추이 (단위: 억원, %)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상반기 기준 4대은행 및 광주은행 퇴직연금 적립액 추이 (단위: 억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의중대로 전북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경우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경쟁력이 요구될 수 있다. 지역 예·대출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촘촘한 영업망을 갖는 것만으로 국민연금과 대형 기관자금, 대체투자, 수탁, CIB 등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규모 격차가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99조5633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281조5105억원의 70.9%를 차지했다. 반면 JB금융 계열 광주은행의 적립금은 2조1413억원으로 은행권의 0.8% 수준에 그쳤다. 4대 은행 합산 적립금이 광주은행의 90배를 웃도는 셈이다.

여기에 전북 금융중심지의 핵심 산업이 자산운용으로 자리 잡을수록 은행보다는 증권·운용·수탁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대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상품·인력·자본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 있다.

반면 JB금융은 증권사가 없고 자산운용사의 규모 역시 대형 금융그룹과 차이가 있는 편이다. JB금융이 최근 IB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강조하는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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