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채권 운용 전반에서도 결국 ETF(상장지수펀드)가 대세가 되는 시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 연금시장이 커지고 있고, 혼합형 ETF는 채권이 연금에 들어가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해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운용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윤희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10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채권시장의 주목할 만한 변화로 ETF의 부상을 지목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의 키워드는 ‘수급(需給)’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채권시장의 관건은 금리 레벨이 높아진 상태에서 그동안 증시로 '머니 무브(money move)'했던 자금이 배분 관점에서 얼마나 회복되느냐 여부 등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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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이 결정한 시장…"단기물 방어·초장기물 공백"
이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의 운용 난이도에 대한 질문에 '상(上)'이라고 평가했다.논리적 예측이 가능하고 과거 패턴으로 설명이 되는 시장을 통상적으로 '편안한 시장'이라고 한다면, 작년 연말부터 올해 들어서는 돈의 흐름이 지배하는 '수급 시장' 성격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금이나 채권형 자금에 있던 자금들이 주식으로 옮겨가면서 사실상 채권형 공모펀드에서 투매 등도 발생했다. 이후 중동전쟁 발발까지 겹치면서 포지션 조정이 녹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또, 공급 사이드에서는 재정확대 기조가 존재한다.
정책 금리는 선(先)반영해서 올라와 있지만 선뜻 투자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여건인 셈이다.
그나마 대형 반도체 기업 발(發) 수요가 3년물 이내를 소화하면서, 경착륙 우려가 만연했던 채권 시장에 단비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0년 이상 초장기로 가면 수요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금리상승으로 부채-자산 만기갭이 축소되면서 보험권의 초장기채권 수요가 줄어들었고, 일본 장기금리 상승으로 해외쪽에서 매력적 투자대안도 생겼다. 또 기대했던 WGBI(세계국채지수) 관련 수요도 국내 금리 및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예상보다 유입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이 본부장은 "지금 채권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수급이고, 수급의 키(key)는 주식"이라며 "주식으로의 급격한 자금 쏠림이 있었지만, 주식 변동성이 커지면서 분산 투자 관점에서 채권으로 투자 수요가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기관자금 공룡'으로 안정형 운용 지향
삼성운용은 기관자금 비중이 크고 채권 크레딧 투자에 있어 상대적으로 엄격한 스탠스를 견지하는 하우스로 평가된다. 크레딧 이벤트가 일단 발생하면 거래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수익자의 요구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서 신뢰도 측면에서 사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운용철학 측면에서 기관투자자가 자산운용사에 맡긴 맨데이트(mandate)를 목표로 해서 시장 전망에 따라 펀드별, 전략별로 버짓을 부여하고, 그 버짓 안에서 듀레이션, 만기 및 크레딧 전략 등을 활용하면서 중장기 안정적 성과를 추구하고 있다.
기관자금 운용에 주력하는 하우스로서 향후 자금 규모가 커지는 시장으로는 단연 연금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과거 연금 시장은 채권의 입장에서는 공모펀드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전체적으로 ETF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를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부적으로 운용역들이 기존 펀드뿐만 아니라 ETF를 동시에 잘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이 최우선, 물가·부동산도 주목
연금 자산이 증시로 이동하는 것은 채권시장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본부장은 “현재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자산 포트폴리오 상 안전자산 비중이 크기 때문에 주식 등 자산으로 옮겨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경계하는 부분은 강도와 속도”라고 설명했다.통화정책 측면에서는 물가 및 부동산도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유가의 하락 및 이에 따른 물가 압력 완화를 전망하며, 통화 정책 인상 횟수 등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나, 중동 전쟁의 상황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경계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채권시장의 기회 요인에 대한 질문 관련해서는 자산 쏠림의 정상화와 물가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주식으로의 자금 쏠림이 완화되고, 현재 고공행진 중인 물가가 하반기에 예상대로 안정세를 찾아간다면, 자산 배분 및 금리 매력도 관점에서 채권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자금 쏠림이 지속되거나,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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