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003년부터 ‘생명의 흐름과 연결’이라는 주제로 설치미술을 해온 배수영 작가가 20일부터 오는 9월19일까지 두 달간 서울 성수동 ‘스페이스 심(SPACE SIM)’에서 'SIGNAL FOREST : 배수영 작업실 NEXT' 전시회를 연다.
이번 프로젝트는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전시 기간에도 실제 작업과 연구가 이어지는 작업실을 함께 공개하면서 완성된 작품과 창작의 과정을 하나의 공간 안에 공존하도록 하는 흔치 않은 시도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는 이후 버려진 소파 쿠션과 직접 사용한 페트병을 활용한 설치작업을 통해 버려진 사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그 작업은 자연의 뿌리와 인간의 혈관에 대한 관심, 전자회로로 확장됐다. 지난 2007년부터 배 작가는 회로기판(PCB)을 작업의 재료이자 조형 언어로 연구하면서 회로를 생명의 흐름과 연결하는 구조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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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사회에서 쓰이는 기성 재료와 폐기된 오브제를 조형 언어로 전환해온 배 작가의 작업 세계는, 최근 회로 시리즈를 바탕으로 '메타로그(Meta-log)'라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과 인간, 가상과 현실을 대립이 아닌 상호 연결의 관계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배 작가는 “회로를 따라 이어지는 선들이 인간의 감정과 기억, 관계를 은유하는 시각적 장치”라며 “회로는 단절된 존재를 다시 연결하는 신호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인 'SIGNAL FOREST'는 배 작가의 작업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회로와 금속, 빛으로 구성된 대표 설치 작품과 나비·하트를 모티브로 한 조형 작업, 회로기판 오브제, 실제 작업 도구와 아카이브가 한데 어우러지며 작업실을 새로운 창작의 숲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시장 초입을 장식할 대표작 '스위치 인피니티 사인(Switch ∞ Sign, 2023)'은 네온플렉스와 나무로 제작된 작업이다. 심장박동을 닮은 파형이 좌우로 흐르며 인간의 생체 리듬과 회로의 신호를 겹쳐 보여준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프로젝트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창작의 '과정' 자체를 전시의 일부로 끌어들였다는 게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전시 기간에 운영되는 라이브 스튜디오와 퍼포먼스를 통해 관람객은 작가의 작업 과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용접 중심 작업을 인두 드로잉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회화적 실험은 물론 2027년 개인전 연구과정까지 함께 공개된다.
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 양산용 PVD 설비 국산화로 독자 기술을 개척해온 바코솔루션 이현종 대표도 전시물 설치와 재료 지원에 나서 산업현장의 기술과 소재를 조형 언어와 연결하는 파트너가 됐다. 반도체 소재와 기술이 배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회로'의 조형 언어와 맞닿는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업 후원을 넘어 공간과 기술, 예술이 함께 창작 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례로 평가해줄 만하다.
이미지 확대보기한국맥도날드 ESG 프로젝트, 'World of Street Woman Fighter' 트로피 디자인, 'Korea Grand Music Awards' 트로피 디자인, 서울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부터 이어온 공공미술 '플레이 버스(Play Bus)'도 그의 도시적 감각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도요타 렉서스 사카이(일본), 오사카 국제병원(일본), 알펜시아 리조트 및 컨벤션센터, 서울시청, 성동구청 등 국내외 기관과 기업, 개인 컬렉션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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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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