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룹 차원의 ‘조 단위’ 실탄 지원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사용승인을 획득했다.이는 2024년 3월 착공 이후 약 2년 만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건설 프로젝트 중에서 빠른 수준의 추진 속도로 평가된다.
고수율 세포배양, 배양기 내에서 세포를 지속 배양해 산물을 수확하는 관류배양 같은 최신 공정 기술을 적용했으며, 제조관리 시스템(MCS)과 실험실 정보관리시스템(LIMS)을 연동해 고객사의 주문부터 품질 검증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송도 1공장의 본격적인 시운전과 생산시스템 검증(밸리데이션)에 돌입한다. 특히 당초 계획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 연내에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조기 상업생산 체계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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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금 조달은 2022년 법인 설립 이래 실시된 7번째 주주배정 유증이다. 롯데지주가 초기 자본금 130억 원을 출자하며 첫발을 뗀 이후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홀딩스,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들이 꾸준히 투자해 왔다. 이번 2553억 원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누적된 유치액만 약 1조4716억 원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일으킨 9000억 원 규모 대출에 대해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와 수수료까지 전액 보증하는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재무적 역량을 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의 최고 경영진도 송도 캠퍼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지난 3일 신동빈닫기
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은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박제임스 각자대표 등과 함께 송도 1공장을 찾아 주요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글로벌 수주 전략을 보고받았다. 이는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시러큐스 가동률 14% ‘뚝’…매출 목표도 하향
생산능력과 그룹의 지원망을 갖췄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마주한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당장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 할 시러큐스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2024년 81%를 기록했던 시러큐스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74%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14%까지 내려왔다.시러큐스 공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23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시설이다. 시러큐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은 공장설비 고도화 작업으로 인한 제조라인의 제한적 운용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설비 고도화 작업은 내년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가동률 하락은 곧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 매출은 19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26억 원으로 501억 원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1414억 원으로 517억 원 늘었다. 올해 1분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24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354억 증가한 562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장밋빛 청사진도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롯데지주는 최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2030년 매출 목표를 ‘1조 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출범 초기인 2023년 당시 회사가 내걸었던 목표 ‘2030년 매출 1조5000억 원’에서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누적 투자금만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적자 부담이 가중되니, 향후 계획된 송도 2·3공장 증설을 기존 일정대로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시장 상황과 수주 속도에 맞춰 완급 조절을 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설립 당시 회사가 목표한 금액과 최근 지주에서 발표한 금액 간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장 건설이나 산업계 흐름 등 상황에 맞춰 수치를 현실화한 내용이지만, ‘1조 이상’과 ‘1조5000억 이상’이라는 큰 방향성에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 3공장 건설은 기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연 우려를 일축했다.
12만L 뭘로 채우나…수주 확보에 사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카드로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를 잇는 ‘듀얼 사이트(Dual Site)’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60건 이상의 인허가 승인 경험을 보유한 시러큐스의 품질관리 노하우와 송도의 거대한 상업생산 역량을 융합해 글로벌 고객사를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수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듀얼 사이트만으로는 압도적 차별화를 꾀하기 부족하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선두 주자들 역시 최근 해외 거점 공장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비슷한 진형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생산규모 면에서도 송도 1공장이 계획대로 상업 가동에 들어가 총 16만L 체제(송도 12만L+시러큐스 4만L)를 갖추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84만5000L)나 셀트리온(25만L) 등 경쟁 주자들의 생산능력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결국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신생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그룹의 미래사업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12만L 배양기를 채울 빅파마의 상업생산 물량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회사 관계자는 “제1공장의 11월 GMP 레디(GMP Ready, 생산 준비 완료 단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주와 관련해서도 현재 다양한 글로벌 잠재 고객사와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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