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고 전기차 제작·수입사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번 제도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국민 불안을 줄이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전기차 화재로 인한 제3자 피해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화재안심보험'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험은 기존 보험체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화재 원인 규명이 장기간 소요되는 전기차 화재의 특성을 반영해 피해자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화재 발생 시 주변 차량과 건물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보험은 화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거나 조사 기간이 길어질 경우 피해 보상이 지연되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보험제도를 개선해 보다 신속하고 폭넓은 피해 구제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안전망을 마련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전기차 화재안심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제3자 대물 피해 보상 한도를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주차 또는 충전 중인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변 차량이나 건물 등에 피해를 입힐 경우 사고 1건당 최대 150억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연간 총 보상한도 역시 최대 450억 원으로 설정돼 대규모 피해 발생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제도에서는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피해 보상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화재 원인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면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초 차량 등록일 기준 10년이 지나지 않은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라면 원인 규명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무과실 책임 원칙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피해자는 복잡한 입증 절차 없이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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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가입 절차 역시 간소화됐다. 보험에 참여하는 제작·수입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 가운데 최초 등록 후 10년이 지나지 않은 차량은 별도의 신청이나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장 대상이 된다. 차주는 추가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참여 기업 명단과 세부 약관은 7월 1일부터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험 운영에는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연간 총보험료는 약 60억 원 규모이며, 정부가 올해 예산 20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40억 원은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종을 판매하는 제작·수입사들이 분담한다. 보험 운영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 3개 보험사가 맡아 안정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단순한 보험상품을 넘어 전기차 산업 전반의 신뢰를 높이는 안전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줄어들면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보상이 가능해짐에 따라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손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기존 자동차 보험으로 보장하기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화재 원인을 둘러싼 장기간의 분쟁을 줄이고 피해자를 우선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 점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험 적용 대상이 최초 등록 후 10년 이내 차량으로 제한되는 만큼, 향후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보장 범위 확대 여부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선화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전기자동차 화재안심보험 출범으로 화재 피해에 대한 견고한 대응체계가 즉각 가동될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 지원과 자동차 업계의 참여가 결합된 제도인 만큼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통해 더욱 안전한 전기차 이용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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