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로 생활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의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최후 보루인 대부업권에서도 서민들에게 공급해 온 소액신용대출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업체라도 서민금융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4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대부업계는 2018년 8월 시행된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저축은행 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어 있다.
저축은행 총 여신이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총 여신의 100분의 5인 500억원이며 300억원과 비교했을 때 300억원이 적은 금액이므로 300억원만 대출해줘야 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 부담이 그나마 적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하려고 해도 한도제한으로 한계가 있다”며 “저축은행 대출이 제한돼 카드채 등으로 조달하는데, 금리가 높아 최고금리 20% 하에서 부실률 고려 시 서민금융이 주로 사용하는 소액신용대출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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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신용공여 한도 5% 고정…대부업에만 적용하는 총량 제약
해당 규정은 부동산PF 부실로 인한 저축은행 사태 때 만들어진 규정으로, 저축은행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2018년 2월 공포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시행됐다.법안을 살펴보면 신용공여 총액 대비 ▲부동산PF대출 20% ▲건설·부동산업 30% ▲부동산PF대출과 건설·부동산업 합계 50%로 설정돼 있다. 순수 비율 기준으로 대부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5%)가 가장 낮다.
다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현재의 대부업계와 부동산 PF 부실 관리를 같은 취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 관계자는 “감독규정상 신용공여 한도 제한 업종은 대부업을 제외하면 부동산 PF·건설업·부동산업 등으로, 대부업과 특성이 상이하다”며 “총량 한도가 본점 심사에 우선 적용돼 대부금융회사의 자금조달이 위축되고 조달비용이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타 업권과의 규제 형평성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재 자금 총량을 제한한 업권은 대부업권이 유일하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총량을 제한한 규정은 타 금융권에는 없는 규정”이라며 “대부업만 저축은행 대출에서 총량 제한을 걸어놓는 근거가 미미하고 형평성과도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 제약 지속 중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서민들이 대부업체에 몰리지만, 대출 실행이 어려워 불법 사채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의 하반기 대출 공급량을 기존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줄였다. 수신 기능이 없는 대부업체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규제 이후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총량 규제 예외인 대부업권으로 유입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부업체 신용대출을 신청한 사람의 42.9%는 신용점수 300점대 이하인 서민층이다.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부업체들은 조달 비용 부담으로 심사 기준을 높여 저신용자 대출이 실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대부업계에 따르면, 규제 직후인 지난해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신청은 85.8% 급증했지만, 승인율은 12.8%로 규제 전 이뤄진 2025년 1월에서 5월까지의 평균(16.5%)보다 3.7%p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도 반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빚 탕감보다 금융 접근성 확대가 포용금융의 본래 목표인데, 이번 규제가 오히려 저신용자의 합법 대출 경로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대부업 관계자는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대부업체만 신용 공여 규제를 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며 “대부금융회사에 대한 규정 삭제 또는 완화를 통해 서민금융 공급 등을 위한 대출 제한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부업→생활금융 명칭 변경 수년째 공회전…21대 이어 22대도 계류 중
대부업체는 정식 금융권임에도 등록 시 상호 중에 ‘대부’ 문자를 포함해야만 해 불법 사채 업체와 구분이 명확치 않다. 명칭이 구분이 없어 불법사채를 쓰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대부업계는 수년째 '생활금융', ‘소비자금융’ 등으로의 업권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업 이용자가 상호만으로는 금융위 등록 회사와 시·도지사 등록 회사와 구분이 힘들기 때문이다. 대부업 관계자는 “금융위 등록 회사의 경우, 시·도지사 등록 대부회사와 구별될 수 있도록 의무 상호 변경이 필요하다”며 “소비자가 상호만으로 해당 대부금융사의 준법 역량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체계 정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7월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미등록 대부업자’에서 '불법사금융업자'로 바꿔 합법과 불법의 구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합법 등록 대부업의 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개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명칭 변경에 대해 긍정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대부업법 개정안(우수 업체 '생활금융' 명칭 허용)이 발의된 것이다. 다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이며, 21대에서도 유사 법안이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대부업과 불법 사채의 구별이 힘들다”며 “명칭으로 인해 불법 사금융에 대한 역선택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준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okmone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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