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은 확정금리형으로 상품 자체는 증권사 별 편차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증권사의 신용을 사는 것과 같다는 게 중요하다. 이로 인해 조달한 자금에 대한 증권사 별 사업모델, ‘돈을 굴리는’ 운용 스타일 비교가 평가 측면에서 유효하다.
김성환기사 모아보기)의 경우 IB(기업금융) 확장형 운용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다.은행계 증권사인 KB증권(대표 강진두, 이홍구)의 경우 채권(금리)형 운용에서 강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닫기
김미섭기사 모아보기, 허선호)은 글로벌 분산 지향이 강하고,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닫기
윤병운기사 모아보기)은 종합적인 혼합형 사업모델로 풀이된다.신규 진출한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닫기
이선훈기사 모아보기)과 하나증권(대표 강성묵)도 대체로 은행계 안정성이 부각된다. 키움증권(대표 엄주성닫기
엄주성기사 모아보기)의 경우 두터운 리테일 고객 기반을 강점으로 발행어음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신용등급 ‘AA’부터 ‘AA+’까지…인증 받은 7개사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기존 한투, KB, NH, 미래에셋 등 4개 증권사와 신규 키움까지 총 5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총 잔고는 2025년 12월 말 기준 51조2744억 원이다. 올해 초 첫 상품이 나온 신한·하나가 제외된 수치임에도 50조원대를 돌파했고 전년 대비 24%나 급증했다.발행어음 사업은 별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중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진출한다.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을 발행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가 21조 원 규모에 달한다. 자기자본 두 배 한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발행어음을 재원으로 다양한 IB 자산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성을 추구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0조원대인 자기자본만큼도 발행어음을 채우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그룹 지향에 따라 해외 장기투자 비중이 적지 않지만, 발행어음 자체는 무리하지 않는 기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자들 중에서 유동성 위험 관리 및 대응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이에 부합하는 규모로 발행어음을 판매해서 일정 수준으로 잔고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투와 미래에셋은 원금지급형 실적배당 상품인 IMA(종합투자계좌) 1호 공동 사업자이기도 하다.
KB증권도 지난해 말 발행어음 잔고가 11조원에 근접하며 적극적인 조달이 엿보였다. NH투자증권도 9조원대 발행어음 조달을 기록했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대형 증권사로 상위 신용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특히 은행계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AA+’ 등급으로 경쟁사를 앞서고 있다. 다른 증권사 5곳도 모두 ‘AA’ 등급을 보유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경쟁사 중 가장 뛰어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며 NH금융그룹의 안정성 또한 타사 대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장기자산과 단기자산의 적절한 균형은 발행어음 운용의 가장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첫 발행어음 출시 석 달 만에 수신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잔고를 2~3배 더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동성 중심의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해서 시장 연착륙을 도모하고, 이후 금리부 대체자산, 장기 대체투자 등으로 권역을 넓힐 방침이다. 키움증권 측은 "영업점 없이 MTS 중심의 온라인 판매로 고정비를 낮춰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금융그룹 산하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무리하게 조달을 늘리기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생산적 금융에 효율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 수익 극대화보다 고객 기반 확보 중심의 조달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유동성과 안정성을 함께 관리하는 구조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관계자도 “고객자산이 혁신기업과 실물경제로 연결되고, 그 성과가 다시 고객에게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발행어음은 자산가격 변동, 환율 변동,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라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다.
만기 매칭-유동성 대응 ‘체크 포인트’
발행어음 사업자인 종투사는 정부의 생산적금융 강화 기조에 따라 전체 운용자산 중 발행어음 조달액의 25%(2028년까지 단계적 상향) 규모 국내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있다.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모험자본 투자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A등급 채권 및 중견기업 투자액은 모험자본 공급 의무액의 최대 30%까지만 이행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한도 두었다.
발행어음 계정의 조달과 운용 만기 불일치 관리 필요성이 강조된다.
NICE신용평가는 ‘기업금융 대형 증권사 IB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서막’(2026년 4월) 리포트에서 “현재는 우량 회사채 등 비교적 단기자산 비중이 높아 대응 부담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모험자본 편입이 본격화되면 인수금융 및 메자닌 등 장기 운용 성격의 익스포저 확대에 따라 조달·운용 간 만기 격차가 커지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다”며 “향후 리스크 평가 시 단순 건전성 지표를 넘어 조달·운용 간 만기 매칭 수준과 유동성 대응 능력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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