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00세대 완판, 숫자가 말한다
올 초 출시된 보스턴 공공인프라 기반의 미국투자이민 프로젝트인 '벙커힐 2차사업' 잔여세대가 두 차례 박람회 만에 다 소진됐다. 이는 단순한 판매 실적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국내 투자이민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EB-5는 미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여하는 투자이민 비자 프로그램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미국 내 사업에 투자하고 고용 창출 요건을 충족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현재 농촌 또는 고실업 지역(TEA) 기준 최소 투자금은 80만 달러(약 11억 원)다.
투자이민 전문기업 국민이주에 따르면 서울 코엑스 박람회에서 시작된 열기가 부산 벡스코까지 이어졌을 뿐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변했다. 상담 내용부터 종전과 많이 달라졌다. "어떤 제도냐"를 묻는 사람이 줄고 "언제, 어떤 구조로 들어가느냐"를 따지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상담의 무게중심도 전반적인 제도 설명에서 구체적인 실행 설계로 옮겨졌다.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는 "투자이민 박람회 부스를 찾는 방문객 구성이 바뀌어 40~50대 부부가 주를 이뤘고, 국제학교 학부모 비중도 커졌다"며 "상당수가 이미 투자이민 구조를 숙지하고 현장을 찾아 꼼꼼히 따져보는 방문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장 자체가 정보나 제도 설명을 요구하는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구조와 실행 전략을 결정하는 단계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데이터가 말하는 수요집중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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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행된 벙커힐 1차 사업은 현재 정상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투자자들의 영주권 신청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사업은 이러한 1차 사업의 신뢰를 발판 삼아 출시 직후부터 관심을 끌었다.
민간이 아닌 지방정부가 직접 자금을 대는 사업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구조적 안전판이 생긴 셈이어서다. 공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EB-5 투자자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마감 시한·투자금 인상, 수요 자극
시장 분위기를 달군 건 제도적 변수다. EB-5 투자금은 정책 변화에 따라 인상될 수 있으며, 현행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의 접수 마감은 올해 9월 말로 예정돼 있다. 인상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배경이다.
국내외 복합적인 환경 변화도 수요를 부추겼다. 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자녀 교육과 안정적 자산 분산을 목적으로 이민을 검토하는 자산가 가구가 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로 해외 대안을 찾는 수요도 가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흐름은 상담 패턴에서도 확인된다. 단순한 제도 문의보다 자금출처 증빙, 투자 실행 시점, 가족 구성원별 영주권 전략 등 세부 실행 관련 상담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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